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한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 속도의 60로 가속한 뒤 환자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서울성모병원은 11월 24일 양성자 입자 치료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인 IBA와 양성자 치료 시스템 ‘IBA Proteus Plus’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에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하는 병원은 2007년 국립암센터, 2015년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서울성모병원이 3번째다.
IBA는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판매된 양성자 치료기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으며,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도입하는 모델은 양성자 치료기 가운데 가장 최신형으로 적응형 양성자 치료(Adaptive Proton Therapy)는 치료 기간 중 변형된 종양에 대해 추가 대기기간 없이 바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는 Dynamic ARC(다이나믹 아크)는 0.1° 단위로 정밀하게 각도가 조절되는 360도 회전 갠트리(Gantry, 회전형 조사 장치)를 통해 최적의 치료 각도로 양성자 빔을 연속 조사(照射)함으로써 조직의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여 치료 효과는 개선하고, 치료 시간은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성모병원 단지 내에 들어설 양성자센터는 2단계에 걸쳐 건립될 예정이다. 먼저 1단계로는 2029년 말까지 양성자 치료기의 도입과 설치를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2500억 원 이상 투자되며, 지하 포함 총 8개층 1만 1450평(지하 7층·지상 1층, 연면적 3만 7850㎡)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이후 양성자 치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시기에 추가 재원을 투자해 내부적으로 계획된 2단계 건설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지열 병원장은 “서울성모병원이 도입하는 장비는 국내에 도입된 기존 장비와 10년 이상의 기술적 격차가 내재 된 차세대 시스템”이라며 “해당 2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고형암 진료의 무게 중심축이 새롭게 건립된 양성자센터로 모두 집중되어 명실상부한 ‘서울성모 암병원’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양성자 기기 도입과 센터 건립은 서울성모병원 단지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며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혈액병원에 더해 암병원이 다시 한 번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는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