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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사회에 평생 헌신한 참 신앙인

전주교구 제1회 평신도 모범상 수상한 약사 황의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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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전주교구 신년하례미사에서 제1회 평신도 모범상을 수상한 황의옥씨. 그는 교구의 굵직한 역사적 현장마다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의 가슴에 달린 배지와 메달은 전주교구 평화의 전당 준공식 때 받은 로마 교황청 기사 작위 훈장이다.


40여 년간 교구 평협 회장·본당 사목회장 맡아 활동
마약 퇴치·자원봉사 앞장… 상금 10억 원 전액 기탁도
“삶의 우선순위 신앙” 교회 쇄신·평신도 자발성 강조




“냉담하려고 마음먹었으면 40번도 더 했을 겁니다.(웃음) 교회 안에서 상처를 주는 건 결국 사람이지요. 하지만 신앙의 본질은 예수님 삶을 닮는 것이 아닙니까. 사람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해서 신앙이 휘둘려서는 안 되지요.”

전주교구 ‘제1회 평신도 모범상’의 첫 대상 주인공은 황의옥(파로, 84, 전주교구 평화동본당)씨였다. 40여 년간 교회와 사회에 헌신하며 국민훈장 동백장, 자랑스러운 전북도민장, 교황청 기사 작위 훈장 등 수많은 공로패와 감사장을 받은 그였지만, 정작 인터뷰 자리에서는 “후배들이 받아야 할 상인데 부끄럽다”며 겸손해했다.

전주교구 평신도 사도직의 산증인인 황씨는 중앙주교좌본당과 평화동본당 사목회장,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 등을 역임하며 교회 발전에 헌신해왔다. 특히 그는 교구의 굵직한 역사 현장마다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제1회 요안루갈다제’ 제전위원장을 맡아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요안루갈다제를 교구의 대표적 가톨릭 문화 축제로 정착시키는 데 보이지 않는 파수꾼 역할을 했다.

교구 평협 회장 재임 시절에는 ‘본당의 얼굴’인 사무장들을 위한 교육과 피정을 제안하는 한편, 본당 신부가 이임할 때 사무장도 함께 자리를 옮기는 기존 인사 관행의 문제도 제기했다.

1980년 중앙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황씨는 배우자를 따라 신앙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돈보다 사람을 우선시하는 약사였다. 1970년대 보릿고개 시절, 약값이 없어 고통받던 결핵 환아들에게 무료로 약을 처방해 치료를 도왔고, 큰 비로 수해를 입어 다리가 부러진 초등학생의 치료를 헌신적으로 돕기도 했다. 이 공로로 1980년 보건의 날에 국민포장을 받았다.

그의 복음적 실천은 교회 담장을 넘어 사회로 뻗어 나갔다. 전주시 약사회장으로 활동하며 마약 퇴치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자처한 것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초 약물 오남용의 심각성을 예견한 그는 대한약사회에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설립을 제안하고 전북지부 초대 지부장을 맡았다. 이후 약국을 지킬 시간조차 쪼개가며 전라북도의 모든 고등학교를 순회, 13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에게 마약 예방 교육을 했다.
 
황의옥씨가 지금까지 받아온 공로패와 감사장.

“전주에 약국을 열고 47년간 약사로 살았지만, 스스로 ‘사이비 약사’였다고 웃으며 말하곤 합니다. 재물에는 영 관심이 없었거든요. 1990년대 초 본드나 가스에 중독돼가는 아이들을 보며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기보다 ‘교회의 쇄신’과 ‘평신도의 자발성’을 강조했다.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교회의 복음화 방법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평신도들이 신부님 명령에만 움직이는 수직적 신앙에 머물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과 연결될 때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2004년 전주시자원봉사연합회장 활동 당시, 그는 자원봉사 활성화 공로로 노무현 대통령 표창과 함께 10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는 이 거액을 전주시 자원봉사센터 건립을 위한 마중물로 전액 기탁했다. 남을 위해 헌신하면서 대가를 바라지 않은 선대 할아버지 고(故) 황석현옹은 평생의 사표였다.

“사실 지금도 제게 개인적인 모임은 없습니다. 오직 교회와 연결된 활동들이지요. 제가 늘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인생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하는 문제입니다. 신앙인이라면 당연히 삶의 지향점이 신앙에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는 건강을 챙기면서 여력이 닿는 대로 본당에서 작은 일이라도 돕고 싶습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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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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