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축하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음을 물리치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올라가며 모든 굴욕과 모욕을 받았습니다. 돈과 권력의 메시아를 원했던 군중은 사랑과 자비의 메시아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끝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왕 예수님은 부활하셨습니다. 이렇게 부활의 기쁨으로 가득한 지금, 우리는 세상의 왕이 되고 싶은 이의 추악한 모습을 마주합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되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교황으로 그린 그림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세계의 황제가 되는 꿈도 꾸었습니다. 미국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자유민주주의’나 ‘세계평화’가 아닌 ‘재물의 왕’, ‘힘의 왕’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런 트럼프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들은 트럼프를 통해 자국의 이득을 취하려고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가 미국과 무역을 하는 나라들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던 때 더욱 그랬습니다. 우리나라는 그에게 신라 왕관을 선물했습니다. 일본은 트럼프에게 황금 골프채와 황금 골프공을 선물했습니다. 카타르는 황금으로 내부를 장식한 항공기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 내용처럼 트럼프의 마음을 흔들어 경제적 또는 외교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트럼프의 헛된 마음도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트럼프의 군사력과 달러로 표현되는 재력이 두려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권 국가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한밤중에 납치하거나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를 합병하겠다며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Governor)’로 불러도 사람들은 화만 낼 뿐 어찌하지 못했습니다. 백악관 참모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오는데 정장을 입지 않았다고 화를 내도 전쟁 중이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힘없는 약소국의 설움을 눈물로 삼켰습니다. 민주주의의 나라 미국에서 트럼프는 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야만에 쓰러지는 건 힘없는 이들입니다. 이란의 여자초등학교에 미국이 발사한 미사일이 떨어져 어린이 18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USA’가 써진 야구모자를 쓰고 골프를 즐기는 와중에도 미국은 이란에 미사일을 퍼부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불법 이민자를 쫓아낸다며 폭력을 동원해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힘없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너희가 팔을 벌려 기도할지라도 / 나는 너희 앞에서 내 눈을 가려 버리리라. / 너희가 기도를 아무리 많이 한다 할지라도 / 나는 들어 주지 않으리라. / 너희의 손은 피로 가득하다.”(이사 1,15)
레오 14세 교황은 성주간을 시작하는 ‘주님 성지 주일 미사’ 강론에서 이사야서의 말씀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그리고 오늘날 미국에 일침을 놓으셨습니다. 레오 교황은 “예수님이 전쟁을 했느냐”며 피로 물든 손으로 바친 기도를 예수님은 들어주지 않으신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 너희의 손은 피로 가득하다 >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행이 하루빨리 끝나 세상에 평화가 오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