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레오 14세 교황을 향한 공개적 비난은 단순한 망언의 의미를 넘어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촌 전쟁과 평화의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시각에 얽매여 있음을 드러냈다.
교황은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등 여러 긴장 속에 “전쟁 중단과 대화, 다자주의”를 일관되게 촉구해왔다. 지난 성주간과 부활 메시지에서도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하면 세상은 변화될 것”이라며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교황은 13일부터 열흘간 이어진 아프리카 순방에서도 평화의 가치를 계속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교황의 외교 인식이 현실을 모른다거나, 심지어 특정 국가의 위협을 두둔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사실관계를 넘어선 정치 공세에 가깝다. 이는 종교 지도자를 향한 부적절한 언사를 넘어 전쟁 자체를 정당화하는 처사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제질서를 바라보는 두 시선이 자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억지력 중심의 일방적 질서만 바라본다면, 교황은 대화와 협력을 통한 공동의 해결을 강조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발언으로 언제든지 유혈 전쟁의 극단적 상황을 힘의 논리로 재편하며, 자신의 관점에서 어긋나는 이는 교황이라 할지라도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펼치는 행위가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정한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말은 영향력 있는 자신의 정치적 수사로 쉽게 뭉개고 있다. 교회가 전수해온 전통의 진리는 인간 존엄과 생명을 지키는 보편적 기준이다. 위력과 경제논리·파괴가 인간 양심과 존엄을 앞서선 안 된다. 교황과 보편 교회가 기도를 이어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