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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명 수호는 개별 선택이 아니라 공동체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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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와 법안의 기조는 생명을 지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인간 생명은 어떤 조건에서도 침해될 수 없는 가치임에도 현실의 입법 논의는 그 근간을 흔들고 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곽진상 주교가 ‘제16회 생명 주일’ 담화에서 지적했듯 국가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가장 약한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지닌다. 그러나 낙태 제도화 시도와 조력자살 합법화 논의는 생명을 ‘선택’과 ‘권리’의 언어로 환원시키고 있다.

낙태 문제는 6년 넘게 이어진 입법 공백 속에 여성의 권리와 태아의 생명이 충돌하는 갈등으로만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이 상황의 본질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근본 물음에서 시작돼야 한다. 생명은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할 대상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현실은 의료 현장의 목소리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생명이 잉태되고 태어나는 순간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한다. 그들 중 적지 않은 이가 양심에 따라 낙태 시술을 거부하며, 때론 불이익까지 감내하고 있다. 생명을 해치지 않겠다는 기본 의료 윤리를 지키려는 선택이 오히려 부담되는 구조다. 이는 사회가 생명에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의사의 양심적 거부권은 인간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의료인은 기술 제공자로 전락하고, 생명 수호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미 산부인과 기피 현상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흐름은 미래의 생명 환경까지 위협한다.

교회는 의사와 임신부, 말기 환자가 생명을 선택하도록 공동체 책임을 강조한다. 생명은 개인의 짐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선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법과 제도는 인간 존엄을 드러내야지 훼손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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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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