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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적으로 인권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이 '이행기'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2025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내용을 전은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내홍을 겪은 한국.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이 위기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곧 인권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장애인 권리 관련 집회에 참여한 활동가들이 체포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집회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에게 2021년 집회를 진행한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이 '딥페이크' 성착취물 대응을 위한 법을 개정했지만, 처벌과 책임 규명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내놨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종교와 신념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가 허용됐지만, 복무기간이 길고 구금과 유사한 환경에서 근무한다는 겁니다.
<김덕진 /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복무 기간도 지금 36개월인데 실제로 대체복무라고 하더라도 두 배 가까운 기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인권단체들이 공통된 입장이었어요. 부당해 보이는 대체 복무제도가 도입됐고, 운영되는 과정에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운영돼 오는 기간 동안 전혀 개선된 바는 없거든요."
북한은 강력한 통제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억압 구조가 더 구체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속에서 북한은 법과 감시 체계를 통해 남한 정보 유입을 강하게 차단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외국 콘텐츠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처형하고, 정치범수용소 운영과 고문, 강제노동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이동의 자유 제한, 탈북민 강제송환 위험 등도 주요 인권 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군사작전이 국제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고, 민간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 책임 규명이 필요하지만,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국제 사법체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책임 규명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를 두고 국제사회가 인권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희경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국제앰네스티가 말하는 ‘인권 질서의 약화’는 단순히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제사회가 함께 지켜온 규범과 책임 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거죠.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인권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보편적 기준이 아니라 힘의 논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가치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