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0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제29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 이모저모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제29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삶을 10년 넘게 소설로 증언해 온 김숨(모닌느) 소설가와 한국 현대 시단을 대표하는 황동규 시인의 수상으로 깊은 감동을 안겼다.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소설과 깊어질 대로 깊어진 시의 세계가 나란히 조명된 이날 시상식은, 인간의 고통을 넘어 평화와 희망을 추구하는, 교회와 문학의 가치가 어우러진 현장이었다.


◎… 시상식에는 격식보다 진심 어린 말들이 넘쳤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성준(이냐시오) 신부는 직접 수상작을 읽어낸 소회를 인사말에 담았다. “「간단후쿠」는 무겁게 와닿아 읽기를 주저하다가 힘들게 읽어냈다”며 김숨 소설가를 ‘기억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의 작가라고 했다. 황동규 시인에 대해서는 신학생 시절 그의 시에서 받은 감동을 떠올리고, “원숙한 언어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가톨릭문학상 제정 때부터 함께해온 신달자(엘리사벳) 시인은 “29회라는 평범한 숫자가 가슴 뭉클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경과 보고 말미에는 「가문비나무의 노래」 저자 독일의 바이올린 장인 마틴 슐레스케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두 수상자에게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울림이 있는 작품을 계속 써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으로 새로 위촉된 문학평론가 우찬제(프란치스코) 교수는 “구상 선생님, 구중서 선생님, 신달자 선생님께서 과업을 시작하신 그 자리에 심부름하게 돼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문학은 어둠을 빛으로 인도하는 소명에 동참하고자 하는 예술”이라며 “한국가톨릭문학상이 의미 있는 등대가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심부름하겠다”고 덧붙였다.



◎... 1회부터 후원을 이어온 우리은행에서는 정진완(스타니슬라오) 은행장 대신 참석한 조세형 부행장이 축하의 말을 전했다. 조 부행장은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문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신앙과 삶을 성찰하게 하고,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전해주는 소중한 상”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2027년 열릴 세계청년대회가 한국 천주교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연대와 평화, 나눔의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수상 소감에서 김숨 소설가는 “한국가톨릭문학상이 아이처럼 순수하게 기쁘게 받는 첫 상이 되어주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문학상을 몇 차례 받았는데 그때마다 불안, 두려움, 공허함 같은 것이 있어서 감사하는 마음은 넘쳤지만 기쁨은 너무 왜소했다”는 그는 지난 10년 동안 만나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떠올렸다. 이어 “그분들이 제게 주신 것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시간이었고,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생명을 내어주는 것”이라면서 “할머니들에게 생명의 빚을 졌고, 그 빚을 ‘쓰는 시간’으로 갚겠다”고 전했다.



◎...김숨 소설가와 서울대교구 삼각지본당 신자들과의 따뜻한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2025년 9월부터 매월 본당 글쓰기 모임을 동반해 온 그는 회원들이 선물한 옷을 입고 단상에 올랐다. “평소 옷 선물을 부담스러워하는 편인데, 이번 상은 불안과 공허함을 내려놓고 기쁘게 받을 수 있어 옷도 감사하게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글쓰기 모임의 백진숙(데레사) 씨는 “성모 성월에 장미꽃 같은 옷을 선물하자고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고 들려줬다. “처음에는 고사하시다가, 평생 귀하고 소중한 때 글쓰기 모임을 기억하며 입겠다고, 또 찢어지면 꿰매 입겠다고 하셔서 모두 행복했다”는 백 씨는 “작가님에게 이번 수상이 한없이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척추협착증으로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고 미완의 작업을 마무리하려 했는데, 수상 소식에 기운을 얻어 새 시 두 편을 완성했다”고 말문을 연 황동규 시인은 화가 조광호(시몬) 신부, 오정희(실비아) 소설가, 신달자·이태수(아킬로) 시인 등을 거론하며 가톨릭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했다. “가톨릭이 품고 있는 ‘두루 비춤’의 정신이 조선 후기 북학·실학파에서 정약용·정약종 형제로 이어지며 한국 가톨릭의 특성이 됐다”고 역설한 그는 “정지용(프란치스코) 시인과 구상(요한 세례자) 시인이 걸어온 그 길을 잇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했다.


◎...시상식은 한국 문학계와 교계의 축하가 함께한 가운데 풍성하게 이어졌다. 시상식장 입구에는 대한민국예술원 손진책 회장과 나태주 시인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원로들의 축하 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철수(스테파노) 사무총장 신부, cpbc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사장 성기헌(바오로) 신부,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진택(토마스 아퀴나스) 회장 등 교회 내 인사들도 참석했다. 역대 수상자들도 함께했다. 제3회 수상자 이태수 시인, 제20회 수상자 이인평(아우구스티노) 시인, 제23회 전기문학 부문 수상자 이숭원 문학평론가, 제27회 수상자 김재홍(요한 사도) 시인 등이 함께해 29회 동안 한국가톨릭문학상이 쌓아온 문학적 신뢰와 무게를 새삼 확인시켰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6-05-1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5. 20

로마 8장 28절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