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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화쟁과 정반합

이준태 엘리야(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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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맞게 정부와 의회, 지자체가 운영되고 있다. 국민이 선출한 이들이 공직을 수행하지만, 각자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의회에서 일어난 파열음은 으레 정반합의 과정으로 여겨진다. 서로 다른 의견이 맞부딪히며 합(合)으로 나아간다는 믿음에서다. 그러나 현실의 다툼은 종종 타협에 이르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린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지원 법안을 계속 지켜봐 왔다. 국회에서 발의된 지원 특별법안은 총 3건. 이 중 두 법안은 1년 반 이상 계류됐다. 그나마 국제문화행사 지원법안이 통과됐다. 서울시의회 조례안은 4월 발의됐지만, 본회의 의결이 난항이다. 법안 계류는 특정 종교 편향이라는 일각의 주장에서 비롯됐다. 일부의 반발로 지원 조례가 통과되지 못하자 행정과 치안을 담보할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의 지원 근거도 마련되지 못했다. 100만 명이 한국, 그것도 서울이라는 한 장소에 모이는 데도 말이다.

이 과정에서 한 취재원은 ‘화쟁(和諍)’을 꺼냈다. 반대 진영의 폭넓은 이해를 부탁한다는 차원이었다. 원효대사는 종파 간 논쟁을 해소하고자 화쟁을 실천 원리로 체계화했다. 이는 한국 불교의 통합적 전통으로 이어졌다. 화쟁은 갈등을 뭉개고 단순한 타협의 길로 나아가는 게 아니다. 각 주장의 장단을 함께 살피며 갈등을 풀어내는 통합의 지혜에 가깝다. 화쟁은 ‘나만 옳다’는 믿음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분열보다는 일치를,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이라는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와도 맞닿아 있다.

정반합은 합의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반대편의 목소리를 몽니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대립각을 세우면 내년 대회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갈등이 심할수록 화쟁의 정신으로 서로를 바라봐야 한다. 나만 옳다는 시선을 버려야 100만 명이 모이는 자리의 안전을 책임지고 대회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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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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