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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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슬픔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빛

이학주 요한 크리소스토모(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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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당연히 취재를 거절당할 줄 알았다.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가 자살 유가족 돌봄을 위해 마련한 ‘슬픔 속 희망 찾기’ 자조 모임 이야기다. 같은 상실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감히 공감할 수 없는, 아득히 깊은 슬픔과 아픔을 나누고 서로 위로받는 자리. 모임을 주도할 또 다른 심리치료사도 아닌 외부인, 그것도 신문기자가 불쑥 찾아간다니.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된다 한들 유가족은 방해받거나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으리라. 직접 발굴한 소재였지만, 곰곰이 생각할수록 다소 무리수 같았다.

그런데 취재 요청에 대한 센터의 답변은 뜻밖에도 ‘가능하다’였다. 단, 몇 가지 조건이 있었다. 유가족을 따로 인터뷰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름과 얼굴 사진도 내보내선 안 된다는 것. 그 조건을 철저히 지키며 2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소회의실에서 모임이 진행되는 모습을 살폈다. 행여 방해될까 내색하진 않았지만, 떠나보낸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짙게 밴 참가자들의 시선과 말에 가슴이 몹시 아렸다.

모임이 끝나고 모든 참가자가 소감을 다 나누자 진행을 맡았던 심리치료사의 시선이 돌연 내쪽으로 향했다. “선생님, 그래도 저희와 2시간 동안 함께 계셨는데 한 말씀 해주세요.” 스스로 ‘관찰자’로만 여기던 터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대답했다.

“여러분과 완전히 똑같은 고통을 겪은 입장이 아니라서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형태는 달라도 저 역시 가까운 분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고, 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곁에서 깊이 공감하며 지켜보았습니다. 주제 넘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를 위로하고 안아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마주한 따뜻한 연대의 장이 더 널리 알려져 상실의 어둠 속에서 홀로 떨고 있을 더 많은 이들에게 치유를 선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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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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