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사순 시기에 신자 교직원들이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있다. 은혜로운 사순 시기를 보내고 맞이한 부활은 더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부활절을 맞아 4월 14일에 특별한 부활 미사를 거행하게 되었는데 수년 동안 없었던 교사들의 세례식을 함께한 것이다.
작년 2학기 초에 세례받기를 원하는 선생님들을 모집했는데, 3명의 교사가 신청해 9월부터 교목 사제 김동준 신부님께 꾸준히 교리교육을 받으며 세례를 준비했다.
그중 유 스테파노 선생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유 선생님은 친목회장으로 2년 동안 때론 안동으로, 어떨 땐 광양으로 전국을 다니며 교직원들의 애경사에 함께했다. 승합차가 낡아서 사고 날까 조심조심 운전하며 갔다가, 무사히 밤늦게 학교에 돌아온 날 함께 갔던 선생님들과 가슴을 쓸어내린 일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고3 제자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위해 전공과로 진학하게 됐을 때 담임으로 부서 이동을 하게 됐고, 올해 다시 지적부 고1 담임을 맡게 됐다. 유 선생님은 3년 동안 이 부서 저 부서로 이동할 때도, 그리고 작년 겨울 스프링클러 공사 준비를 위해 애지중지 키우던 많은 화초를 나눠줄 때도 말없이 해야 할 바를 했다.
세례를 앞두고 세례명을 정할 때 주변 신자 선생님들 모두 “선생님은 과묵하고 조용히 맡은 일을 하는 모습이 꼭 요셉 성인 같아요. 세례명을 요셉으로 하면 좋겠어요. 게다가 생일도 3월이니 딱 맞네요”라고 추천했다. 그런데 유 선생님은 놀랍게도 “저는 살면서 용서가 힘들어요. 그래서 죽어가면서 원수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한 스테파노를 제 수호성인으로 정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어쩌면 유 선생님 마음에 성령께서 함께하시면서 인도해주셨음을 확실히 느꼈다.
게다가 신부님이 숙제를 내준 것도 아닌데, 네 복음서를 모두 필사하고 기도문도 줄줄 외우고, 교직원 미사와 십자가의 길 기도에도 늘 함께 했다. 예비신자로서 모범을 보여주셨기에 칭찬했더니 “하느님 자녀가 되는 세례를 받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죠” 하는 게 아닌가! 벌써 신자나 다름없이 거룩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유 선생님께 주님 축복이 함께하길 빈다.
주님, 유 스테파노 선생님이 주님을 더욱 사랑하고, 가족들과 함께 건강하게 성가정 이루며 살아가도록 도와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