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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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중심 언론, ‘1만 7000개 섬나라’ 인도네시아에 복음의 씨앗 뿌리다

[아시아 가톨릭 미디어를 가다] (6) 인도네시아 독립언론 스사위넷(Sesaw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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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나 주교회의에 속하지 않은 가톨릭 민간 독립 매체

이전 예수회원 모임에서 시작돼 2011년부터 교회 소식 전달

사무실 없이 대표 집에서 운영… 15년간 500여 명 필자 참여




지구촌 중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에서 가톨릭은 소수 종교다. 인도네시아 내무부가 발표한 2025년 말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2억 8831만여 명 가운데 무슬림은 87.15다. 개신교인은 7.37, 가톨릭 신자는 3.07로 약 886만 명이다.

가톨릭교회는 작은 공동체이지만 인도네시아 전역에 뿌리내리고 있다. 1만 7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광대한 땅에 10개 대교구와 29개 교구(군종교구 포함)가 있다. 가톨릭 신자가 다수인 플로레스섬 지역이 있는 반면, 일부 지역은 신자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지역별 편차도 크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멀리 떨어진 섬과 오지의 작은 공동체들은 전체 교회에 자신들의 소식을 알리기도 쉽지 않다. 온라인 가톨릭 매체 ‘스사위넷(Sesawi.net)’은 이 간극을 메우며 인도네시아의 섬과 섬, 지역 교회와 보편 교회를 잇고 있다.

 
스사위넷 홈페이지 홈 화면. 홈페이지 캡처


‘스사위’는 인도네시아어로 ‘겨자’를 뜻한다. 복음서에 나오는 ‘겨자씨의 비유’에서 따온 이름이다. 작은 씨앗이 자라 큰 나무가 되듯 평범한 신자들의 작은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스사위넷은 이전 예수회원들의 모임 ‘스사위’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성소 식별 끝에 수도회를 나왔지만, 이냐시오 영성에 따라 ‘하느님의 이름이 더욱 영광스럽게 되도록’ 평신도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자고 뜻을 모았다. 언론과 출판 분야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주축이 돼 가톨릭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읽고 기록하기로 했다. 현 스사위넷 대표이자 편집장인 마티아스 하리야디씨가 중심이 돼 2011년 6월 출범시켰다.

스사위넷은 교구나 주교회의에 속하지 않은 민간 독립 매체다. 별도의 사무실 없이 하리야디 대표가 집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재정 담당은 아내가 맡고 있고 IT 담당자를 별도로 두고 있다. 처음엔 네덜란드 자선 재단을 통해 사이트 운영비를 지원받았지만, 지원이 끊긴 뒤로는 하리야디 대표가 아내와 함께 사재를 털어 운영 중이다.

스사위넷에 올라오는 소식은 인도네시아 곳곳에 퍼진 필자들이 보내온다. 전문 기자가 아닌 사제·수도자·교리교사·청년·선교사들이다. 하리야디 대표는 “지난 15년간 스사위넷에 기사를 보내 온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는 500명이 넘는다”면서 “교회 구석구석까지 살아 있는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글쓰기 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이 보내온 원고 중에는 기사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글도 적지 않다. 하리야디 대표는 이야기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추가 취재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교정·교열을 거쳐 기사를 내보냈다. 그는 “요즘은 AI 도움을 받아 문장을 다듬을 수 있어 편집 시간이 훨씬 줄었다”면서 “작은 소식도 외면하지 않고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스사위넷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기사. 홈페이지 캡처


스사위넷이 다루는 영역은 넓다. 교황과 보편 교회 소식부터 주교 임명과 사제서품, 교구·본당 행사, 수도회와 신학교, 가톨릭 학교와 청년 활동, 선교 현장과 부고까지 인도네시아 교회의 크고 작은 일을 전한다. 신앙 체험과 묵상, 성인과 순례지는 물론 교육·가족·문화·사회 문제도 가톨릭 신앙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홍수와 지진·산사태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피해 지역 교구와 공동체의 상황을 알리고 모금 계좌를 안내한다. 뉴스 전달을 넘어 지역 공동체와 후원자를 잇는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사람들 관심에서 멀어진 섬 곳곳의 신자들을 연결하고, 중앙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작은 공동체의 목소리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교구에도 매이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상업 광고와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가톨릭교회의 작은 독립 언론이 15년 동안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작은 겨자씨에서 출발한 스사위넷은 오늘도 인도네시아 교회 곳곳의 이야기를 전하며 지역 교회와 보편 교회를 잇는 나무로 자라고 있다.


[인터뷰] 스사위넷 대표 겸 편집장 - 마티아스 하리야디
마티아스 하리야디 스사위넷 대표 겸 편집장.


“스사위넷은 사업이 아닙니다. 제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하느님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입니다.”

마티아스 하리야디 스사위넷 대표 겸 편집장은 매체를 운영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면 15년간 스사위넷을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하리야디 대표는 1994년 사제품을 몇 달 앞두고 고심 끝에 수도회를 나왔다. 이후 인도네시아 최대 일간지 ‘콤파스’에 입사해 약 10년간 기자로 활동했다. 피데스 통신과 아시아 전문 매체 아시아뉴스 통신원으로서 인도네시아 교회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도 아시아뉴스와 라디오 베리타스 아시아, 라이카스 뉴스 등에 기고하고 있다.

그러나 특종을 찾아다니고 마감 압박에 시달리는 기자 생활은 몸에 무리가 됐다. 2004년 심근경색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하리야디 대표는 “‘하느님께서 제게 살 시간을 더 허락하신다면, 교회와 사회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기도했다”면서 “몸을 좀 추스를 수 있게 된 뒤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옛 예수회 동료들과 함께 스사위넷을 시작하면서 하리야디 대표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평범한 신자에게 글을 쓸 기회를 주는 일이었다. 그는 “문장이 매끄럽지 않고 사진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그 안에 가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다듬어서 실었다”며 “겨자씨 같은 필자를 발굴한 것이 스사위넷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하리야디 대표는 “스사위넷이 독립 매체이다 보니 교구 기관지에서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비교적 자유롭게 보도하고 필요하면 교회를 향해 쓴소리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립성이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폭로나 조회 수를 노린 선정주의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스사위넷에 온갖 제보가 다 들어옵니다. 성직자의 부정부패나 성비위 문제도 듣게 됩니다. 조회 수를 바랐다면 그런 내용을 다뤘겠지요. 일부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돈을 바라며 선정적으로 접근합니다. 저는 그러한 보도가 교회와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먼저 고려하고 있습니다. 스사위넷이 15년간 버텨오고 교회 안팎에서 신뢰를 쌓아온 비결이기도 합니다.”

하리야디 대표는 “무언가를 시작하기는 쉽지만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비영리 매체이다 보니 오랫동안 함께할 사람을 구하기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현재 가장 큰 고민도 운영비보다는 후임자를 찾는 일이다.

“같은 정신으로 이 일을 이어갈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직 그 사람이 누구일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한다면 하느님께서 누군가를 보내주시리라 믿습니다.”

인도네시아=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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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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