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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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나의 시사진단] 청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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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베케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매일 같은 나무 밑에서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 언제 오는지 모르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청년을 기다리는 한국 교회의 모습도 이 장면과 닮았다. 문제는 청년이 오지 않는 데만 있지 않다. 교회가 여전히 같은 시간, 같은 공간, 같은 방식으로 청년을 기다리는 데 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5」에 따르면, 2025년 영세자는 6만 4073명이었고, 20~24세가 20.1로 가장 많았다. 특히 남성 영세자의 96.8가 군종교구 소속이었다. 청년은 분명 교회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전역 뒤 지역 본당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없으니 그들의 신앙 여정은 군복과 함께 벗겨지고 있다. 

본당의 예비신자 교리가 교중 미사 중심의 시간표에 있는 현실에서 교대 근무자와 주말 노동자, 취업 준비생은 시작부터 참여하기 어렵다. 세례 후에도 이름을 불러주는 공동체보다 봉사 요청을 먼저 만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사이 청년들의 목소리는 구체적이다. 성경 공부와 기도, 교리 교육과 각종 활동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청년을 양성해달라는 요구가 있다. 반면 일부 청년회에서는 미사 후 각자 귀가하고, 경우에 따라 모여도 공동체적 관계보다 음주와 회식만 남는다는 피로가 나온다. 

이 의견을 전체 청년의 의견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학가와 직장 문화에서도 친교 중심 회식이 적어지는 현실에서 청년 사목이 친교 모임만으로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면 시대의 현실과 교회의 본질적 공동체성을 함께 상실하게 된다.

청년들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신앙에 기초한 관계를 경험하기 위해 성당을 찾는다. 따라서 교회는 청년들에게 가톨릭 신앙의 고유성이 충실히 담긴 양질의 사목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청년은 성사의 소비자가 아니며, 교회 역시 종교서비스의 제공자로 한정될 수 없다. 

그러나 청년이 교회에서 기대하는 것은 일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회식이나 단순한 친목이 아니라 복음과 성사, 기도와 식별, 신앙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다. 그러므로 청년 사목의 ‘질’은 행사의 규모나 횟수가 아니라, 청년이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만나고 교회 공동체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얼마나 충실히 동반하는가에 달려있다.

이에 군종교구와 지역 교회를 잇는 전역자 연계 절차를 제도화하고, 대리구나 지구 단위의 청년 사목 전담팀과 거점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본인의 동의를 받아 전역 후 실제 생활권의 본당을 안내하고, 첫 연락과 곁에서 동반하는 마중물 역할 또한 구성돼야 한다. 본당에 담당 사제가 없다고 청년 교리와 성경 공부를 접지 않도록, 사제가 교리와 성사의 방향을 책임지는 가운데 평신도 청년 교리교사와 동반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이들은 새 영세자와 함께 성경을 공부하고 미사에 참여하며, 여가와 문화 활동도 신앙의 공동체성 안에 함께 할 수 있다.

세례는 일회적 행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결합되는 성사적 사건이다. 청년 역시 행사에 즉시 투입할 봉사 인력이 아니라 세례로 그리스도의 사명에 참여하는 교회의 주체다. 이제 한국 교회가 물어야 할 것은 “청년은 언제 오는가?”가 아니다. “이미 온 청년이 복음과 성사 안에서 성장하고 서로를 동반하도록 누가 양성할 것인가?”이다. 기다림만 가득한 나무 밑을 떠나, 청년과 함께 신앙의 여정을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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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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