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하나. 건의사항은 수십 개다. 기도 중에 예수님께 물어본다. “이거 다 해요?” 답변은 “가능혀.” 그래서 급한 거,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 나가는 걸로.
사제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성사 집행이다. 둘러보니 예비신자도 1명, 첫영성체 대상자도 1명. 그래서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정방문을 다니고 있었으니, 신자들에게 집에서 직접 신청서를 쓰라고 했다. 그러면 대상자들이 물어본다. “근데요. 교리는 누가 해요?”
성당에 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아, 나구나⋯.’ 받아들이니 일사천리다. “원하는 시간에 교리 해드릴게요.”
예비신자는 월요일이 편하시다고 했다. “뭐 어차피 주 7일제인데 월요일에 하믄 됩니다. 잘 나오실 수 있죠?” 교리실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무실이 비었다는 생각을 해냈다. 첫영성체 가족들은 성당까지 30분 걸려서 부담스럽다는 눈치였다. “제가 집 근처로 가서 교리하믄 됩니다. 결석만 하지 마세요. 부모와 자녀 교리 한 번에 하는 것으로요.”
공소에도 교리실이 없어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분과장님께 부탁을 드렸다. 그랬더니 오히려 손님을 안 받으시고, 우리에게 선뜻 전체 대관을 해주셨다. 더 미안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교리를 시작했다. 1대 1 교리라 침이 자꾸 교리자들에게 튀는 게 미안할 정도다. 다들 빠지지 않고 나오셔서 첫영성체는 4개월, 예비신자는 6개월에 걸쳐 교리를 마쳤다. 이제 예식을 해야 한다. ‘에라 모르겠다. 전 신자의 축하를 받게 해야겠다.’
시설장이시라 본당 사목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수녀님들은 예식 준비와 사진 촬영에 적극적이셨고, 사목회와 제대회는 성당을 꾸미는 데 열정적이었으며,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컵초를 제단 주위에 봉헌하고, 본당 한편에 마련된 성물방에서 선물을 사서 축하해준다. 대상자들은 그날 간식을 준비해주셨다.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