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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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이 개혁과제인가…태아 생명 보호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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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낙태 약물, 이른바 미프진 도입을 대통령이 직접 결단해야 할 '개혁과제’​'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처가 결단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낙태를 어느 단계까지 허용할 것이냐, 미프진을 허용할 거냐 말 거냐"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걸 결정하는 순간 어느 쪽으로부터든 욕을 먹게 되어 있다"며 "보통 이런 경우 아무 것도 안 해버리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민생개혁과제들이 너무 많다"며 "국민들의 삶에 직접 관계된 개혁과제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면서, 결정하기 어려운 난제들도 결정해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프진 도입을 둘러싼 결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직접 지시하지 않으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 상태로 그대로 유지됐을 것"이라며 "이 결정을 하면서 생기는 우군도 있지만 반대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우군보다는 반대자의 힘이 10배 이상 강한 것 같다"며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낙태약은 개혁이 될 수 있나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이 대통령은 미프진 도입을 '결단이 필요한 난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혁과제'로 규정했다.

그러나 낙태는 단순히 부처 간 의견이 갈리는 행정적 난제가 아니라, 여성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 의료윤리, 임신과 출산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동시에 걸려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이날 이 대통령의 설명에서 강조된 것은 '누가 결단할 것인가'였다. 그 결단을 어떤 생명윤리적 원칙에 따라 내렸는지, 태아의 생명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대통령은 또 "모두에게 필요한, 다수에게 필요한, 그러나 소수가 저항·반발하는 일을 잘 하지 않는다"며 "그런 걸 우리는 개혁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태를 '다수에게 필요한 소수의 반발'이라는 구도로 설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생명과 관련된 문제를 단순히 다수와 소수의 이해관계로 나눌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와 함께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을 선택한 여성과 태아를 보호하는 것 역시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이다.

특히 분만 인프라와 산부인과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출산을 선택한 여성들이 의료적·경제적 부담을 감당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태아와 신생아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것 역시 국가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미프진 도입을 '개혁'이라고 부르면서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문제는 얼마나 개혁적으로 다뤄왔는지 묻게 된다.


대통령의 결단 다음 단계는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게 권위를 누리거나 명예를 누리거나 자리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 아니며, 일을 하고 싶어서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또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인기를 누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미프진 도입을 둘러싼 대통령의 '결단'에는 분명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낙태 약물을 도입만이 결단이어서는 안 된다.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는 동시에, 임신을 지속하고 출산하기로 선택한 여성과 태아를 보호하고, 무너져가는 분만 현장을 지키는 것까지 국가의 책임으로 삼아야 한다.

'결단'만 있고 생명에 대한 '책임'이 빠진 개혁이라면, 그것을 온전한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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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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