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창립 배경이자 기원이 된 강학 장소 천진암성지에서부터 신해·신유·기해·병인박해에 이르는 70년간 천주교 신자 약 300명이 순교한 남한산성순교성지를 잇는 순례길이 조성된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경기도 광주시 신동헌 시장은 8월 26일 오후 2시 수원교구청에서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순례길 조성과 유지관리, 성지순례 활성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맡는다. 수원교구는 순례길 마련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광주 지역 천주교 역사 추가 발굴에 힘쓰게 된다.

양 기관은 앞으로 순례길 홍보와 운영에 상호 협력하는 것은 물론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유기적으로 협조하며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을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현재 광주시는 ‘규제도 자산이다’라는 정책 슬로건 아래 시의 관광자원을 모두 둘러볼 수 있도록 역사 문화 관광벨트로 구성된 ‘광주 순례길’을 조성하고 있다. 총연장 121.15㎞, 전체 7코스로 된 이 길은 자연과 역사, 문화, 종교 발자취가 남아있는 지역 명소를 연결한다. 이중 32.5㎞ 구간의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은 제1코스로 2022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시는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을 구축하며 성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한산성과 조선백자도요지·청석공원·경안천 습지 생태공원·신익희 생가 등 그 일대 우수 주요 관광자원과 연계한 관광코스도 개발한다. 또 스탬프투어, 남한산성 문화제와 같은 지역문화제와 함께하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국내·외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방문도 유치할 계획이다.

이날 이용훈 주교는 “사업을 추진한 광주시에 감사드리며 많은 분들이 제1코스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을 걷고 명상하면서 치유의 삶을 이어가길 간절히 소망한다”며 “현대생활에서 오는 여러 정신적 피로감으로 삶에 지친 사람들이 모여서, 또 걸으면서 문화유산을 보고 느끼는 치유의 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동헌 광주시장은 “천진암 광주 순례길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다 함께 찾을 수 있고, 누구나 좋아하며 작은 쉼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공간을 잘 만들어서 세계 순례자들이 꼭 오고 싶은, 꼭 걷고 싶은 길을 광주시가 앞장서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