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홍 젬마 자매님. 힘든 상황에 처해있어도, 늘 하느님의 손길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신 루카 형제님. 노인도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자신을 새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의정부교구의 70세 이상 신자들은 매일 아침 안부인사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응원, 하느님의 손길이 함께한다는 위로의 말은 평범한 일상을 감사로 채울 수 있게 한다.
의정부교구 노인사목부(담당 변승식 신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노인 돌봄 사목의 일환으로 70세 이상 신자들에게 안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교구 내 23개 본당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본당별로 문자를 받길 원하는 70세 이상 신자들을 모집하고, 봉사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세계 각국 80여 명의 노인들이 쓴 「세월의 지혜」에서 발췌한 문장을 매일 아침 노인 신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은 노인들이 삶의 경험에서 통찰한 지혜들을 담고 있다.
노인사목부 담당 변승식 신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노인 신자분들의 심리적 어려움이 증가했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돌봄이 지속적인 연락이라고 판단해 ‘안녕하세요?’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녕하세요?’의 목적은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궁극적으로 노인들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따라서 본당 사제, 담당 봉사자가 바뀌더라도 지속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 내용을 메뉴얼화해 배포하고 노인 신자 정보를 기록해 매달 회의를 통해 공유하도록 권하고 있다.
변 신부는 “공동합의적인 교회 운영을 모색하는 노력의 하나로, 교구와 지구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만을 협력하고 다른 모든 주도권은 각 본당 주임신부와 봉사자들이 쥐고 현장 중심의 사목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외로운 이들의 삶에 온기를 더하고 희망을 되찾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가족들에게, 그리고 사회에서 잊혀져가는 자신을 기억하고 안부를 묻는 짧은 문자 한 통은 실제로 노인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의정부교구 백석동본당 여성총구역장 한태희(아녜스)씨는 “코로나19로 집에서만 계시던 분들이 아침에 들리는 문자소리가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고 고맙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노인 신자분의 자녀분들도 저희가 보낸 문자를 보시곤, 감사인사와 함께 부모님을 좀 더 챙겨드려야 겠다는 말을 남기신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변승식 신부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세대 간의 대립이 더욱 심각해졌고, 어르신들의 연륜과 지혜를 존중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노인의 현재가 곧 나의 미래가 되기에 우리는 그분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하며, 의정부교구는 ‘안녕하세요?’를 통해 그 여정에 동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