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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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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은 전 세계 많은 연인들이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밸런타인데이다. 많은 이들이 ‘초콜릿’을 전하는 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밸런타인데이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 발렌티노 성인을 기리는 날이다.

우리가 밸런타인데이(St. Valentine’s day)라 부르는 2월 14일은 발렌티노 성인이 순교한 날, 바로 성인의 축일이다.

로마 순교록에는 2월 14일에 2명의 ‘발렌티노’가 기록돼 있다. 한 명은 로마의 사제이고, 다른 한 명은 로마에서 100㎞가량 떨어진 테르니의 주교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테르니의 주교가 로마로 이송돼 순교했기 때문에 로마와 테르니에 두 개의 전통이 생겨났을 뿐, 이 둘은 동일 인물이라고 추정한다.

당시 로마의 클라우디우스 2세 황제(재위 268~270)는 결혼이 군사력 강화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 금혼령을 내렸고, 많은 연인들이 맺어질 수 없었다. 평소 고통받는 사람,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을 도와오던 성인은 이 소식을 듣고 연인들의 결혼식을 비밀리에 주례했다. 이 소식을 들은 황제는 성인을 잡아들여 배교할 것을 강요했지만, 성인은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신”이라며 믿음을 지켰다. 오히려 황제에게 “그리스도를 믿으면 영혼의 구원을 얻을 것”이라며 “당신의 권력도 커질 것이고 적에게 승리도 거둘 것”이라고 개종을 권하기까지 했다.

황제는 믿음이 확고했던 성인을 로마의 법관 아스테리오에게 넘겼다. 중세 시대 가장 유명한 성인전인 「황금 전설」에 따르면 성인은 이 아스테리오의 집에서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를 극적으로 증언한다.

성인은 아스테리오의 집에 들어가면서 “진정한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집을 비추신다”고 축복하자 아스테리오는 “만약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앞을 보지 못하는 내 딸에게 빛을 준다면 무엇이든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성인은 아스테리오의 딸을 위해 기도하며 치료했고, 아스테리오의 딸은 기적처럼 다시 시력을 회복했다. 이 과정을 목격한 아스테리오는 개종을 결심하고, 자신의 모든 가족과 함께 성인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 일은 황제의 분노를 샀고, 결국 성인은 순교로 믿음을 증언했다.

14세기 무렵, 이렇게 연인들을 위해 비밀리에 혼인을 주례한 성인의 일화가 널리 전해지면서 성인의 축일은 연인의 축일이 됐다. 연인들은 이날 편지를 주고받기도 하고, 젊은 여인들은 자신의 시중을 들 기사를 선택하기도 했다고 한다. 현대에도 밸런타인데이는 연인의 날로 이어져왔다. 아시아권에서 밸런타인데이를 주로 ‘초콜릿을 전하는 날’로 여기는데 이는 제과회사들의 상업적 마케팅을 통해 형성된 문화다.

물론 사랑하는 이들에게 초콜릿이나 선물을 전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연인들을 돕고, 아픈 이를 치유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 발렌티노 성인의 삶을 기억하며 우리 신앙을 돌아본다면 밸런타인데이의 진정한 의미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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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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