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공동의장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이홍정 목사, 이하 신앙과직제)는 11월 2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4층 강당에서 ‘AI시대, 교회와 인간’이라는 주제로 제22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일치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과 그 핵심을 담당하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흐름 속에서 ‘트랜스 휴머니즘’, ‘포스트 휴머니즘’ 등으로 불리어지는 새로운 인간형을 그리스도교에서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고, 교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자리로 기획됐다.
포럼에서는 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이지항 교수의 기조발제 ‘AI시대, 교회와 인간’에 이어 가톨릭대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와 성공회대 김기석 신부가 세부발제 ‘AI시대의 사목/목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지항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인공지능은 음악을 듣고 작곡하고 안무를 창작하기도 하고, 우울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등 정신 건강을 돕기도 한다”며 “인공지능은 부분적으로 사회적, 윤리적 의사 결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인공지능은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는데 인공지능이 인간을 도울 수 있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은호 신부는 세부발제 ‘AI시대의 사목’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로마 선언’을 소개하면서 인공지능이 어떤 이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인간을 포함해야 하며, 인류의 선과 인간의 선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신부는 인공지능이 갖춰야 할 요소로 투명성, 포용성, 책임성, 공평성, 신뢰성 그리고 안전성과 사생활보호를 꼽았다.
김기석 신부도 세부발제 ‘AI시대의 목회’에서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기회와 위험 모두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신부는 “인간이 인공지능의 노예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생로병사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인지 그 판단은 ‘하느님 앞에 선 존재로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신학적 인간학의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