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가 12월 8일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 ‘기억과 희망’ 성당에서 거행됐다. 지난 8월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추기경에 서임된 유흥식 추기경은 1년 4개월 만에 한국을 방문, 신자들과 만나 기쁨을 나눴다.
유흥식 추기경은 이날 강론에서 평화로 향하고자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전하며 함께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유 추기경은 “세례받은 모든 하느님 백성들이 경청하고 참여해 시노드 교회를 건설하는 것이 이 시대 우리 교회가 나아갈 길이라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명확히 말하고 있다”며 “우리 교회는 교황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교황님의 지향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남과 북의 화해, 더불어 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 모아 기도를 드리자”고 말했다.
미사 중 열린 축하식은 꽃다발과 영적예물, 선물 증정과 축사와 답사로 진행됐다. 신자들은 유 추기경의 영육 간 건강을 기원하며 미사·영성체 10만6175회, 십자가의 길 9만2459회, 묵주기도 177만6047단, 사제를 위한 기도 22만3715회, 주교를 위한 기도 24만5874회, 희생 5만8141회, 화살기도 14만2389회를 봉헌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축사를 통해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고, 만나는 이들에게 오랜 영성적 여운과 향기를 발하시는 유 추기경님의 모습은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요리에 안성맞춤인 뚝배기와 같다”며 “성직자부 장관으로서 보편교회 추기경으로서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과 우리나라 순교자들의 특별한 전구를 굳게 믿고 두려움 없이 전진하시어 달릴 길을 잘 달리시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갑작스런 성직자부 장관직 제안에 당황하시면서도 십자가를 함께 지자는 말씀에 순명하신 추기경님의 마음에 존경을 표한다”며 “늘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시려는 추기경님의 지향을 잘 알고있지만 혹시 어려운 일로 힘드실 때 대전교구의 많은 사제들과 신자들이 추기경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기억해 달라”고 전했다.
대전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맹동술(시몬) 회장은 “대전교구 교구장으로 계실 때 추기경님은 평신도를 남달리 사랑하시며 환한 미소와 함께 늘 다정한 눈빛으로 친구처럼 대해주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대전교구 전 교구민은 순교자들의 믿음과 사랑이 전 세계 50만여 사제와 신학생들에게 등불이 돼 온 세상이 복음화로 물들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 끊임없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답사를 통해 “저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하시면서 제게 원하시는 것이 ‘십자가’라고 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교황님을 도와 기꺼이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