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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노인 기준 연령 논란, 교회 내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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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는 노인이지만,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죠. 노인대학 모집할 때 보면 보통 65세부터라는데 그건 아니지 싶어요. 젊은층은 교회의 미래라고 뭐든 해주려 하고, 초고령층을 위해서도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데 우린 성당에서 낀 세대 같아요.”

서울시가 2월 6일 발표한 ‘2022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 기준 연령은 평균 72.6세다. 법적 기준인 만 65세보다 7.6세 높다. 마찬가지로 60대 중반 70대 초반 신자도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회는 이들을 초고령층과 같은 ‘노인’으로 분류하고 천편일률적 노인사목을 하고 있다. 노인사목 사각지대에 놓인 신자들이 연령대를 세분화한 사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과 의정부교구 노인사목부가 지난해 공동 조사한 ‘코로나19 이후 본당 시니어아카데미(노인대학)의 실태’ 연구 결과를 보면, 노인대학 참여 학생 중 75세 이하는 10.3에 불과하다. 이들은 “노인이라는 명칭에 거리감이 느껴지고, 노인대학은 친교 위주로 단순한 활동에 방점을 두고 있어 참여하지 않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2010년대 들어 시니어아카데미로 개칭했으나, 내부 프로그램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형태다.

본당의 굵직한 노인사목 프로그램이 노인대학뿐인 교회에서 이 연령대 신자들이 고를 수 있는 다른 선택지는 거의 없다.

또 이들은 각종 봉사에 에너지를 소모하며 고갈되고 있다. 40~50대 신자가 부족한 탓에 본당 봉사는 오롯이 60대 몫이기 때문.

60대 신자 이미용(베냐민·64·수원교구 안성 대천동본당)씨는 “우리 나이대 신자들이 크고작은 봉사에 대부분 참여하는데, 봉사로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프로그램은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습관적으로 봉사하거나 미사만 왔다 갔다 하는 ‘깜깜이 신자’가 되지 않도록 신앙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은옥(모니카·68·서울 대치2동본당)씨는 “노년은 제3인생기”라며 “믿음 안에서 노년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교육과 신앙의 방향성을 바로 잡는 신자 재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이 2005년 발간한 「고령화 사회와 가톨릭교회 노인사목의 방향」에서는 영성 훈련과 신앙 성장을 돕고 지적·영적 수준을 고려한 프로그램 개발이 촉구됐다. 하지만 이는 2023년 현재도 신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대로 지적될 만큼 교회는 노인사목 개발에 미진했다.

긍정적 사례로 서울대교구 노인사목팀(대표 나종진 스테파노 신부)은 영시니어와 시니어를 위한 사업을 구분해 진행한다. 영시니어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시도하고, 이 연령대에 필요한 강좌를 열고 있다. 올해는 ‘55+ 성경학교’와 ‘지혜학교’도 개강할 계획이다. 하지만 신자들은 “이는 범교구 차원이어야 하며 우리 신앙생활 근거지인 본당에서부터 관심을 둬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나종진 신부는 “60대부터 80대까지를 하나로 묶어 노인으로 바라보는 건 시대에 맞지 않다”며 “지적·영적 수준이 높은 영시니어들의 욕구에 맞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선 본당 성직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당 차원에서 어렵다면 지구 차원에서라도 협심해 이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앙 안에서 활기찬 노년을 준비하며 봉사도 더 주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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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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