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은 2023년 사순 시기를 맞아 사순 담화를 발표, “사순 시기 수덕의 여정과 시노드의 여정에서 우리 안에 ‘변모’가 실현될 수 있도록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오직 그분만을’ 따르며 걸어가길” 당부했다.

교황은 주님 변모에 관한 복음을 상기시키면서 “사순 시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과 더불어 자기 수련으로서 수덕(ascesis)의 특별한 체험을 하기 위하여 예수님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라’는 초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은 수덕과 시노드 여정으로 주님 변모 사건을 따라가며 묵상했다. 교황은 “한 분이신 스승님을 모시는 제자로서 같은 길을 함께 나아가기에 우리의 사순 여정은 ‘시노달리타스’ 여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주님 변모의) 신성한 아름다움은 제자들이 타볼산을 오르는 데에 들였던 온갖 노력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었다”면서 “시노드 과정 또한 그 끝에는 틀림없이 놀라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은 “우리 안에 이러한 변모가 실현될 수 있도록 따라야 할 두 가지의 길”을 제안했다. 교황은 먼저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면서 예수님은 “전례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그리고 형제자매들의 얼굴과 그들의 사연을 통해 말씀하신다”고 가르쳤다.

이어 “일상의 수고들과 어려움, 반대로 점철된 현실을 직시하기 두려워 종교성으로 도피하지 말라”며 “우리가 체험한 은총으로 우리가 공동체 일상생활에서 ‘시노달리타스의 장인’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도 사순 담화를 발표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위기와 절망의 순간에 오히려 적극적인 미사 참례와 다양한 신심 활동으로 꺼져가는 신앙생활의 불씨를 새로이 지피자”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죽음이 부활로 귀결되었음을 믿기에 우리는 이 사순 시기가 희망의 시간임을 안다”면서 “이번 사순 시기에는 특히 미사성제를 통해 믿음의 힘을 길어내자”고 당부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사순 시기 동안 부활의 신비를 더욱 깊이 느끼기 위해 우리 삶이 하느님께 향하고 있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고 초대했다.

정 주교는 “회개는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이자, 하느님 앞에 내가 누구인지를 성찰하는 일”이라며 이번 사순 시기에 “우리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하느님께 다가서자”고 제안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신앙 감각’”을 강조했다. 김 주교는 “‘신앙 감각’은 일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잘 인식하고, 복음적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도록 이끄는 감각, 마음의 자세”라고 설명하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신앙 감각’을 기르고, ‘신앙 감각’의 근원인 사랑의 본성을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자”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