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시리아를 위해 한국교회가 성금 모금에 나선 가운데, 이주민·난민과 더불어 사는 의정부교구 본당들의 열띤 모금이 눈길을 끈다.
의정부교구는 2월 11~12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선종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지향으로 전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지진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헌금을 실시했다. 모금 결과 지금까지 교구에서 진행했던 각종 특별헌금 취합액의 3배 가까운 금액이 모였다.
교구는 이를 지진 피해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도움을 전하는 자선 행위를 넘어선 의미로 해석했다. 난민들과의 연대는 교구의 중요한 사목 방침이다. 이주민·난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 인근 본당들이 이번 모금에 활발히 참여했다.
특히 이들과 공동체를 이뤄 함께 살아가는 구리·녹양동·동두천·봉일천 등 교구 내 이주사목 특성화 본당들은 기존 특별헌금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8배를 웃도는 큰마음을 전해왔다.
그중 동두천본당(주임 이종원 바오로 신부)은 전체 86개 본당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모금을 했다. 동두천본당은 관할 구역에 동두천국제가톨릭공동체(DICC)와 이주 배경 아동·청소년을 돌보는 동두천가톨릭센터를 두고 있다. 본당은 평소 두 단체를 별개 조직이 아닌 본당 공동체 일원으로 바라보며 더불어 살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주임 이종원 신부는 “이번 모금에 주일헌금의 4배가 모였다”며 “신자 수도 적고 신자 대부분이 초고령인 본당에서 1000만 원에 가까운 특별헌금이 모인 건 기적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 신부는 “신자분들께서 난민들과 이웃돼 살다 보니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사는 난민들의 아픔에 깊게 공감하고, 조금 더 특별한 형제애를 느끼며 마음을 모아주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2월 21일 부임한 이 신부는 “전임 신부님들께서 신자들과 지역 난민의 심리적 간극을 좁히고 이들의 융화를 위해 긴 시간 노력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신자들이 지역 난민들을 더 따뜻하게 맞아들이도록 저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