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는 국민의힘 정진석·최재형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3월 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장애인 거주시설의 합리적 운영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장애인 탈시설화’ 정부 방침을 놓고 장애인 단체와 장애인 복지시설 관계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합리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유경촌 주교는 개회사에서 “모든 사람들이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존중받으며 살아가기 위해서 누군가의 특별한 헌신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 총무 이기수 신부(요아킴·둘다섯해누리 시설장)는 주제발표 ‘선진 장애인시설의 비전’에서 오늘날 발달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주거시설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에 대해 “어디서 살건, 어떤 모습으로 살건 제일 중요한 것은 ‘행복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발달장애인들이 행복하게 거주할 수 있는 조건으로 삶과 일이 늘 공유되고, 쾌적한 환경이 제공되고, 주거 및 생활시설이 다양화되며, 노동을 하는 장애인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지불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장애인들의 의사와 인간 존엄성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장애인 거주시설의 운영방식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김현아(딤프나) 회장은 ‘장애인 탈시설화’ 정부 방침에 반대 견해를 밝혔다. 김 회장은 “중증장애인 시설 거주자 2만4000명 가운데 80는 발달장애인들”이라면서 “이 통계만 봐도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대다수 장애인은 자립의 대상이 아닌 집중돌봄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가톨릭노숙인복지협의회 회장 이병훈(요한) 신부도 토론에서 탈시설화 찬성 주장에 대해 “장애인 거주시설을 감옥으로 폄훼하면서 장애인들에게 아담한 방을 줄 테니 홀로 병을 감내하고 자립해 알아서 벌어먹고 살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