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사폐소위)가 ‘사형폐지·대체형벌 입법화를 위한 입법 청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사형제도 폐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사폐소위는 회견 후 현직 주교단 25명 전원과 전국 16개 교구 사제·수도자·평신도 7만5843명이 참여한 입법 청원 서명도 국회에 공식 제출했다. 회견은 3월 13일 국회의사당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서명 전달은 국회의원회관 국회민원지원센터에서 이뤄졌다.
사폐소위는 헌법재판소가 올해는 사형제도 위헌 결정을 하고 21대 국회에서 만큼은 사형제도가 폐지되기를 염원하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회견에는 김선태 주교를 비롯해 사폐소위 위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피델리스), 정의당 강은미(아가타) 국회의원이 함께했다. 교회가 관련 입법 청원 서명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2006년과 2009년, 2014년, 2019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날 김선태 주교는 “또 다른 폭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폭력의 악순환을 멈추어야 한다”며 21대 국회가 남은 회기 동안 사형폐지특별법 관련 논의를 시작해 반드시 사형제도가 폐지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명을 함부로 여기지 않는 모습으로 사형제도 폐지라는 전 세계적 부름에 응답해 주길 기원한다고 밝힌 김 주교는 “완전한 사형 폐지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회에 결단을 당부했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 현대일(루도비코) 신부는 입법 청원 취지를 설명하며 “신자들은 사형이 답이 아님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신부는 ‘사형은 또 한 명의 폭력 희생자와 또 한 가족의 폭력 희생 가족이 생기는 것’이라며 사형폐지 운동에 동참한 한 살해 피해자 가족의 일화를 전하며 흉악 범죄 방지에 더 힘써 주기를 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의원은 헌법재판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피가 아닌, 관련 결정을 촉구했고, 반문명적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문명적 대책이 입법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은미 의원도 사형폐지특별법 공동 발의 의원으로서 서명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범죄 억제 효과는 확실히 검증되지 않고, 오판으로 집행됐을 경우 회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사형제도 폐지, 대체형벌 도입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