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총장 팀 멀로이 신부, 이하 골롬반회)가 100년여 세월을 넘어 더 넓은 천막 터를 펼치기 위한 ‘국제 리더십 회의’를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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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3월 19일 서울 동소문동 골롬반회 한국지부에서 “너의 천막 터를 넓혀라”(이사 54,2)라는 주제에 맞춰 천막을 펼치며 시작됐다. 참가자들과 회원, 가족과 친구 등이 함께하는 가운데 개막미사가 서울대교구 해외선교·수도회 담당 교구장대리 구요비(욥) 주교 주례로 봉헌됐고, 미사는 골롬반회 총장 팀 멀로이 신부와 한국지부장 서경희(스테파노)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골롬반회 각 선교지 지부와 선교 단위체의 그간 활동·현황을 공유하고, 활동 방향과 계획을 논의한다. 코로나19로, 2018년 총회 후 각 선교지 지부장과 대표 선교사 등이 대면으로는 처음 다같이 모인 자리다. 회의 주제 상징 이미지는 천막 아래 오래된 고목나무가 있고, 그곳에서 새 생명 버섯이 피어나는 모습으로, 100년여 된 골롬반회가 하느님 눈으로 세상을 보며 더 새롭게 태어나 더 많은 이에게 그리스도 사랑을 전한다는 지향을 담고 있다.
특히 회의에서는 선교 방향과 함께 세계적인 유행병, 물, 이주, 생물 다양성 등이 논의된다. 이주민·난민, 기후 변화, 다양한 문화 공존 등 공통된 현실에 직면한 상황에서 골롬반회는 성직자와 평신도 선교사들이 함께 걷고 더 많은 이에게 그리스도 사랑을 전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엔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만큼 참가자들은 3월 25~26일에는 시복시성이 추진되고 있는 골롬반회 진 야고보 신부가 초대 주임을 지낸 원주교구 삼척 성내동본당을 방문하고,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연대 활동에 함께하는 등 그리스도 사랑 실천을 이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참석자들은 회의가 전 세계 골롬반회가 함께하는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장 팀 멀로이 신부는 세계주교시노드 대륙별 단계 문서 제목과 같은 회의 주제를 설명하면서 “서로 경청하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더 깊이 느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지부장 서경희 신부도 “나누지 못했던 것을 함께 나누며 걸어가면 좋겠고, 주님 안에서 열매를 맺는 회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골롬반평신도선교사 중앙리더십팀 코디네이터 비다 아모르 히퀼란 선교사는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새롭게 살면서 계속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롬반회 국제 JPIC 코디네이터 에이미 울람 이치베리아 선교사는 “천막을 넓히는 것은 인간뿐 아니라 지구, 자연과 관련이 있다”며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모든 생명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요비 주교는 올해 골롬반회 한국 진출 90주년에 감사를 전하며 “선교사에게 요청되는 과제는 무엇보다도 만나는 사람들과 이 세상 안에 살아 계신 성령의 현존과 활동, 하느님 말씀에 대한 감수성인 신앙의 감각을 지니고 사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격려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