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쇄신하는 교회, 시노드의 여정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오늘날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버금가는 쇄신 여정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올해와 내년 10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열립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만남과 경청의 자리들을 통해 시노드 교회를 체험했습니다.
3년에 걸쳐 이어지는 시노드는 항상 쇄신하는 교회가 다시 한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거대한 발걸음을 재촉하시는 분은 창조주 하느님이시고 주님이신 예수님이시며 역사 안에서 이끄시는 성령이시지만, 구체적으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십니다. 올해 교황 선출 10주년을 맞은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더는 미룰 수 없는 교회 쇄신을 통한 선교적 교회를 향해 교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이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우리는 일제의 암흑 속에서 일단의 청년 평신도들이 창간한 가톨릭신문의 역사를 되새기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로마 8,31)라며 만방에 복음을 선포한 사도 바오로처럼, 이들은 용맹하게 한국 교회언론의 효시인 가톨릭신문을 창간했습니다.
그로부터 96년, 가톨릭신문은 창간 100주년을 불과 4년 앞에 두고 있습니다.
가톨릭신문은 100주년을 앞두고, 보편교회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쇄신의 거대한 여정을 주목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100주년 기념은 단지 과거를 추억처럼 돌아본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과거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현재를 점검하며, 그럼으로써 초심을 다져 새롭게 변화된 미래를 모색하는 일입니다. 성사들이 주님의 뜻에 맞갖게 우리의 삶과 신앙을 변화시키듯이, 그리스도교적 의미의 기념은 우리를 쇄신하는 성사와도 같습니다.
■ 복음화와 예언자적 소명 실천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가톨릭신문이 창간 96년을 맞은 오늘까지 독자 여러분의 한결같은 성원과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저희는 창간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교회의 참된 기관지이자, 시대적 징표에 민감하게 예언자적 소명을 실천하는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첫째, 가장 먼저 저희는 경청과 만남의 문화를 진흥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시노드를 통해 만남과 경청을 다지는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둘째, 특별히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 ‘변방으로 나아가’ 하느님 자비를 드러내는 ‘야전병원’이 되는 선교적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선포하고 전하겠습니다.
셋째, ‘교사’보다는 ‘동반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현대인들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권위적인 교사보다는 삶의 증거를 통해 함께하는 동반자를 더 친근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이 모든 각오와 소명 실천의 의지가 오직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할 때에만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예수님을 만나는 모든 이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워”(「복음의 기쁨」 1항) 주는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디오니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