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순교자’ 최양업(토마스) 신부 탄생 기념경당이, 그의 시복을 염원하고 신앙적 모범을 따르고자 도움을 보태온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봉헌됐다.
대전교구 청양 다락골성지(전담 김영직 요한 사도 신부)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생가 터인 충남 청양 새터성지에 탄생 200주년 기념경당을 건립하고, 최 신부의 생일인 4월 15일 기념경당 봉헌미사와 축복식을 거행했다. 새터성지는 다락골성지 안에 있다.
다락골성지는 조선 5도를 11년 6개월간 누비다 선종한 최 신부의 사목적 열정을 기리고 그의 시복을 재추진하는 한국교회의 노력이 열매를 맺길 염원하며 2021년 기념경당 설계에 착수했다. 다락골성지는 후원자들이 보낸 크고 작은 봉헌금과 성물들로 지난 3일 경당을 준공할 수 있었다.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는 이날 미사와 축복식을 주례하고 경당과 최 신부 성상을 향과 성수로 축복했다. 경당 건립 후원자 210여 명을 포함한 신자 300여 명은 최 신부의 믿음과 헌신을 본받고자 미사 중 시복 기도문을 바치고 최 신부 시복에 대한 하느님의 특별한 은혜를 청했다.
성가대로 자원한 의정부교구 양업중창단(단장 오주연 세실리아)은 최 신부의 천상 영광과 굳센 신앙을 미사 중 성가와 특송으로 찬미했다.
미사 후 김 주교는 경당 설계를 맡은 우연히프로젝트 우대성(요한 사도) 대표, 시공을 맡은 (주)듀라크씨오엔 이태엽 대표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우 대표는 “최 신부님이 경신박해 때 은신하셨던 길고 어두운 울산 죽림굴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고 설계 취지를 밝히며 “죽음의 공포에도 교우들만을 생각하시던 최 신부님을 신자들이 경당에서 묵상하며 실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이날 강론을 통해 “최 신부님은 ‘하느님을 가진 사람은 모든 것을 가졌다’는 진리를 살아내신 분”이라며 “900여 명의 후원자들을 포함해 경당 건립에 힘쓰신 모든 분이 하느님만으로 충분했던 최 신부님의 삶을 이미 따르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영직 신부는 축사에서 “경당은 최 신부님 신앙을 따른 후원자들 및 관계자들 헌신의 결실로서 그분 시복 재추진에도 밝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원자 장은자(안나·60·금산본당)씨는 “이날 먼길과 비를 무릅쓰고 미사에 참례한 것은 ‘땀의 순교자’였던 최 신부님을 따르고자 미약한 희생이나마 바치는 작은 순교의 마음에서였다”고 밝혔다. 장씨는 “최 신부님을 따라 땀 흘리는 순교에 동참하는 한국교회 신자들 공로를 통해 최 신부님 시복의 영광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