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사회사목국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양성일 시메온 신부, 이하 위원회)와 십정동본당(주임 김진규 도날드 신부)은 5월 7일 인천 십정동성당에서 제22회 노동자 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한국교회에서는 유일하게 노동자 주일을 제정해 기념하는 인천교구는 이날 미사를 사회의 노동 불공정을 되새기고 특히 노동권 밖에 놓인 ‘가려진 노동자’ 플랫폼노동 종사자들을 위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미사는 양성일 신부 주례로 교구 사회사목국 국장 오병수(스테파노) 신부, 십정동본당 주임 김진규 신부 등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가려진 노동자’들이 권리를 되찾도록 함께해온 가톨릭노동장년회(지도 양성일 신부)와, 사회적 약자를 돕는 법을 교회적 시각에서 연구하는 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동아리 밀알회(회장 김이삭 다니엘, 지도 정천 요한 사도 신부)도 미사에 함께했다.
양 신부는 강론에서 “사업 주체와 자유 계약 위에 맺어지는 새로운 노동 형태인 플랫폼노동은 비정규직과 하청노동처럼 열악한 노동환경과 산업재해, 저임금에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신부는 “이처럼 노동권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노동 형태가 급속히 일반화하는 지금 교회공동체는 가려진 노동자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 신부는 이어서 “위원회는 노동 공간과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배달·이동 노동자들을 위해 쉼터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작은 관심이 플랫폼노동 종사자들을 위해 적절한 노동 법안이 마련되고 지역사회도 동참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쉼터는 십정2동에 있는 교구 노동사목센터 1층에 마련될 예정이다.
이날 미사와 더불어 성당 마당에서는 이동노동자 응원 캠페인이 진행되고 1달 전 시작된 사회교리 문헌 필사 참여자들에게 기념품이 전달됐다. 이동노동자 캠페인은 본당 신자들이 집으로 오는 배송 기사 등 다양한 방문·이동 노동자들에게 간식 꾸러미와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사회교리 문헌 필사 참여자들은 「찬미받으소서」 123~129항, 「모든 형제들」 101~111항을 필사하며 연대 정신 위에 노동권 보호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캠페인과 필사에 모두 참여한 유철안(세레나·63)씨와 김홍(루치오·68)씨 부부는 “같은 노동자로서 공감하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양쪽 활동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작은 참여를 통해 가장 배려 못 받는 플랫폼노동 종사자들이 사회교리적으로 더 이해되고 노동 공간과 휴식권 등 기본권을 보장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