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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간 아들이 남긴 15억, 신학대학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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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학장 전영준 바오로 신부)은 5월 25일 신학대학 대성당에서 봉헌된 개교 168주년 기념미사에서 학교 발전기금을 기부한 고(故) 오석호(요한 세례자)씨에게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베드로·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이사장) 명의 감사패를 수여했다.

감사패는 정순택 대주교를 대리한 전영준 신부가 고(故) 오석호씨의 부모님인 오판준(마태오·86)·박운화(데레사·80)씨 부부에게 전달했다.

생전에도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던 고 오석호씨는 지난해 6월 10일 암 투병 끝에 55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오판준씨 부부는 아들도 기뻐할 것으로 믿고 12월 23일 가톨릭대 신학대학장실에서 아들이 남긴 유산 15억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고 오석호씨는 평소 봉사와 기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천주교 입교를 권유해 세례를 받도록 인도하는 등 깊은 신앙심을 지니고 살았다.

어머니 박운화씨는 “아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했고 지극히 효심이 깊었기에 남겨 놓은 유산을 사제를 양성하는 신학대학에 기부하는 것을 분명 하늘에서도 크게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준 신부는 미사 인사말에서 “고 오석호씨는 학창시절부터 가톨릭교회 교리에 관심을 갖고 세례 후에도 선행을 실천하며 살았던 분”이라며 “부모님께서 아들의 선한 유지를 받들어 신학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가톨릭대 신학대학은 이날 개교 168주년 기념미사를 고 오석호씨를 위한 연미사로 봉헌했고 미사 중 보편지향기도에서도 고 오석호씨를 기억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은 하느님을 위해 일할 사제 양성에 장학금을 써달라는 기부자의 의향에 따라 ‘오석호 세례자 요한 장학금’을 신설하고 신학대학 학생들의 학비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 아들 유산 기부한 오판준·박운화씨 인터뷰
“아들에게 배운 건 주님 섬기고 나누라는 것”

“우리 아들처럼 부모에게 순종하고 효심 깊은 아들은 못 보았습니다. 살아 있을 때 아들이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다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오직 전교를 위해 아들 유산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기부했습니다.”

지난해 6월 10일 암 투병 중 선종한 고(故) 오석호(요한 세례자, 선종 당시 55세)씨 어머니 박운화(데레사·80)씨는 “아들이 평소 자기를 위해 돈을 쓰는 삶을 살았다면 아들 유산을 기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알려 준 것은 주님을 섬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고 오석호씨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과 한국 기업체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췌장암을 앓게 됐다. 그러나 선종 한 달 전에야 부모에게 암투병 사실을 알렸다. 박운화씨는 “아들이 부모에게 지극한 효자가 아니었다면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이렇게까지 마음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이것도 주님의 뜻”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오판준(마태오·86)씨 역시 아들에 대해 “누구보다 주님 사랑을 실천했고, 이런 효자가 없다”면서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주님께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착한 아들을 하느님께서 왜 일찍 데려가셨는지 알기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운화씨는 “아들이 남긴 유산을 주님 말씀을 전하는 가톨릭대 신학대학에 기부하는 것에 며느리(로사리아)도 기쁘게 동의했고, 신학대학에서 아들 이름을 딴 장학회를 만들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 하지만 모범적인 아들의 모습을 젊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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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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