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성소수자들과 그 부모들을 위해, 한 본당이 공감의 자세로 다가가 귀 기울이는 특강을 열었다.

인천교구 은행동본당(주임 김태영 요한 사도 신부)은 5월 28일 성당에서 성소수자와 그 부모 이야기 특강 ‘너에게 한 걸음 다가갈게’를 열었다. 특강은 성소수자와 그 가족들에게 교회가 포용을 느끼는 피난처가 되어주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특강은 성소수자 길벗(바오로)씨, 성소수자 자녀를 둔 홍정선(체칠리아)씨를 강사로 초청해 진행됐다. 본당 신자들과 수도자들, 성소수자 부모모임, 가톨릭 성소수자 공동체인 알파오메가, 천주교 안개마을 구성원들도 참석했다.

김태영 신부는 인사말에서 “특정 종교의 성소수자 혐오성 현수막처럼 성소수자들이 혐오를 당하고 교회에서 소외되는 현실이 사목자로서 안타까워 특강을 기획했다”며 “성소수자를 단죄하기보다 이해하고 성당이 그들의 피난처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길벗씨는 성소수자들이 존재 그대로를 교회에서 드러내지 못하고 소외되는 현실을 강조했다. 모태 신자인 그는 “교회가 성소수자들을 모순된 존재로만 대하지 않는다면 성소수자들은 교회와 친교를 잃지 않고 정체성을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정선씨는 커밍아웃한 자녀의 부모로서 겪었던 고립과 자녀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과정을 고백했다. 그는 “본당 사람들 시선을 피해 성당을 찾아 절망 속에 기도하던 단절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세상은 단죄해도 부모는 사랑으로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