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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국미사 바라보는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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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정치 또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거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때 교수 등 지식인이나 종교계 인사 등이 한날한시에 정해진 장소에 모여 현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종교계에서 연이어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김영식 요셉 신부, 이하 사제단)도 매주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사제단은 지난 3월 20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검찰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정권 퇴진촉구 시국미사’를 시작으로 교구별로 순회하며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과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이하 시국미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제단은 이날 ‘절체정명의 때에 읍소하오니’를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시국미사를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사제단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이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어 사법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의 책무를 망각했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울리고 제3자 변제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엄청난 손해를 떠안겨 대한민국의 존엄을 짓밟았다는 것이다. 이어 헌법 준수와 국가 보위 등의 의무를 어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국미사는 4월 10일 서울광장을 시작으로 4월 17일 마산, 4월 24일 수원, 5월 1일 광주, 5월 8일 춘천, 5월 15일 광주, 5월 22일 의정부에서 봉헌됐다. 사제단은 매 미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대일 굴종외교, 양곡법 거부권 행사 등 대통령의 독단, 한반도 위기상황 고조 등 대통령의 실정을 지적하고, 난국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연대와 단결을 촉구했다. 시국미사는 6월 5일 인천 주안1동성당과 12일 원주 봉산동성당에 이어 19일 청주 흥덕성당, 26일 제주에서 계속된다. 사제단은 오는 8월 15일 서울에서 시국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제단의 시국미사에는 장소에 따라 수백 명에서 2000여 명까지 참례하고 있다. 하지만 시국미사를 바라보는 신자들의 시선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사제단이 시대의 징표를 읽고 현 시국에 대해 ‘쓴소리’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입장과, 편향된 정치적 이념을 보이고 있는 사제단이 성직자로서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는 부정적 입장이 그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의 한 신자는 “현 정권이 농민과 노동자의 아픔을 달래기보다는 양곡법 거부, 대정부 시위에 대한 무력 진압 공표 등으로 국민을 겁박하고, 특히 잘못된 외교로 국가의 존망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사제단은 복음의 눈으로 현 정권을 제대로 꾸짖고 있다”면서 “정부는 사제단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수원교구의 한 사제는 “사제단은 지난 문재인 정부 동안에 벌어진 실정과 정부의 무능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않다가 윤석열 정부의 실정만 들추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성직자라는 자신들의 권위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인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하겠지만, ‘정의구현’을 위해서는 사제단이 먼저 정의로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제단이 사용하는 ‘검찰독재’나 ‘정권퇴진’이라는 용어가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의 한 평신도 지도자는 “사제단이 뜻을 모아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제단이 사용하는 언어 때문에 신자 입장에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신자들이 시국미사에 공감할 수 있는 언어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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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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