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학문 바오로 신부)이 지난 6월 6일 배론성지로 도보 순례를 떠나 함께 걸으며 하느님만을 바랐던 한국교회 선조들의 삶을 되새기고 새로운 신앙 여정을 다짐했다.
본당의 날 행사 차원에서 ‘님 찾아 나선 길’을 주제로 기획된 이날 순례에는 약 90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본당의 날 행사였다.
코로나19 엔데믹 시기를 맞으며 본당 공동체의 신앙 의식을 고취하는 기회로 준비된 행사는 박달재 휴양림에서 배론성지까지 약 2시간 정도의 산행과 성지순례, 현장에서의 작은 음악회 등 걷기·순례·문화 체험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산행이 진행된 길은 원주교구가 지난해 10월 개통한 ‘님의 길’ 구간 일부로 6.5㎞ 정도 길이다. 신자들은 대자연 속에서 같이 길을 걸으며 신앙 여정을 함께하는 공동체 의미를 묵상하고 영적 순례 여정의 뜻도 성찰했다. ‘뚜벅뚜벅 걷는 것과 아울러 마음속에 또박또박 새긴다’는 뜻으로 ‘뚜벅뚜벅 또박또박’ 해시태그가 주제에 붙었던 만큼 참석자들은 하느님이 만드신 자연과 공동체를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 ‘나’와 ‘너’, ‘우리’와 ‘하느님’ 뜻을 마음에 간직했다.
특별히 행사에는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함께해 배론성지 내 최양업토마스신부 기념성당에서 미사를 주례했다.
미사 후에는 작은 음악회 ‘Soul.來.님’(설.레.임)이 준비됐다. 이 제목은 하느님과 가경자 최양업 신부, 혹은 자기 자신을 위한 ‘님 향한 선율’이라는 의미 등을 담았다.
수석 부주임 전두병(요아킴) 신부는 “팬데믹으로 느슨해졌을 수도 있는 신앙의 끈을 다잡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하고 “하느님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서 신자 개개인과 본당 공동체의 신앙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 신앙인의 근본은 성체성사라는 점을 기억해서 미사 참례에도 더 정성을 기울일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