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바라시는 주님, 이 나라 이 땅에 잃어버린 평화를 되찾게 하소서.”
북한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한의 성당. JSA성당에서 한국 천주교회 주교들이 바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간절한 기도가 울려 퍼졌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6월 6일 경기도 파주 JSA(공동경비구역) 내에 있는 JSA성당에서 주교현장체험을 진행했다.
정전 70주년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로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이날 현장체험은 조환길(타대오)·옥현진(시몬)·최창무(안드레아)·김희중(히지노) 대주교, 이기헌(베드로)·이용훈(마티아) 주교를 비롯한 18명의 대주교와 주교들이 참석했다.
2019년 8월에 지어진 JSA성당은 군사분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이다. 군종교구는 민족의 아픈 역사가 깃든 JSA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향한 기도를 드렸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성당을 건립했다.
성당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승천하시어 예수님 곁에 앉아 계시는 성모 마리아’ 성화. 이탈리아 아시시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Santa Maria degli Angeli)성당의 것을 본따 그린 이 성화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갈파한 평화와 용서, 화해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성화 아래서 평화와 화해의 의미를 되새기며 성당 안으로 들어간 주교들은 한마음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바쳤다.
JSA성당에 모인 주교들은 오랫동안 성체 앞에서 묵상하며 예수님께서 평화로 가는 길을 열어주시길 청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분단 80년을 앞둔 한국사회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나 갈등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교회 안에서부터 이러한 갈등을 없애고 타인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퍼져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분단된 교구의 교구장으로서, 분단된 한반도에 사는 국민으로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성체조배를 했다”라며 “한반도 허리를 감싸고 있는 철조망이 분단이 아닌 화해의 상징이 되어 함께 걷고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도 “비극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JSA에서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함께 기도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며 “한국천주교회 신자들도 남북한의 하나됨을 위해서 더 열심히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