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으로 교회 안에서도 신앙 회복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말씀과 성사의 의미를 새롭게 하고 위축된 신앙생활을 북돋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교구와 대구대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는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모두 해제된 것과 관련, ‘성수’ 비치 사용을 안내하며 본당의 일상 회복을 알렸다. 이로써 조심스럽게 진행했던 행사와 교육 모임 및 단체 활동이 더욱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특별히 행사의 계절인 여름방학 시기를 맞아 각 본당들은 야외 행사 준비로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외적인 행사 모임 계획 등과 더불어 본당의 관계 재형성을 위한 노력도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수원교구 분당구미동본당(주임 노희철 베드로 신부)은 냉담 생활을 하던 이들을 성당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에서 전격적인 가정방문을 계획 중이다.
노희철 신부는 “본당에 부임한 지 3년이 되어가는데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직 주임 신부가 누구인지 모르는 이들도 있다”며 “개별적인 접촉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오다가 신자들에게 다가가 사정을 듣고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엔데믹 시기를 맞아 사목자들은 무엇보다 교회의 원천인 ‘말씀’과 ‘성체성사’가 주는 힘에 주목하고, 교회의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근원적인 것부터 다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조성풍(아우구스티노) 신부는 “냉담 신자 증가 문제 등을 코로나19 영향만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인지, 기복적으로 우리의 신앙이 깊숙하게 다가가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미진했던 부분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다시 신앙의 싹을 키울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2월부터 평일미사 참례와 성체조배, 성경 읽기 미션을 수행하는 ‘내 안에 머물러라’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대전교구 천안원성동본당(주임 김재덕 베드로 신부)은 이 캠페인으로 현재 냉담 교우가 200명이나 돌아오고 주일미사 참례 신자 수가 배 정도 늘었다. 평일미사 참례자 수도 주일미사 참례자 수의 30~40 정도다.
김재덕 신부는 “코로나19는 교회의 근본적인 에너지가 성체성사와 복음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것 같다”면서 “사도행전에서 교회의 탄생이 복음 선포와 빵을 나눈 데서 비롯된 것을 볼 수 있듯이 교구 본당에서는 미사성제와 말씀 안에서 신앙을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