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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기원’ 마라톤으로 16개국 거쳐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한 강명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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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현지시간) 평화마라토너 강명구(66)씨가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판문점에서 미사 집전을 요청했다.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기까지 뛴 거리는 1만㎞ 총 311일이 걸린 그의 여정에는 평화를 향한 전 세계인의 염원이 함께했다. 원불교 신자인 그가 가톨릭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자 했던 이유는 정치적·이념적 문제를 초월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21일 제주에서 출발한 강씨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 등 아시아 대륙을 거쳐 유럽 대륙과 바티칸까지 총 16개국을 달렸다. ‘One World, One Korea, One Peace’라 적힌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단 수레를 끌고 300여 일을 쉬지 않고 달렸던 그의 여정에는 대한민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목소리, 우리와 같은 분단의 아픔을 가진 이들의 응원이 힘을 보탰다.

30년 전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던 그가 멀리 떨어져있는 남북한의 평화를 염원한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황해도 송림이 고향이셨던 아버지는 살아계실 때 늘 고향을 그리워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외로움을 보고 자랐기에 분단은 제게도 큰 아픔이자 외면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2017년 9월 ‘평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떠난 첫 여정. 네덜란드에서 시작해 중국과 신의주를 넘어 판문점으로 들어올 계획이었지만 북한의 허가를 받지 못해 중국 단동에서 마라톤을 마무리해야 했던 그는 포기하지 않고 6년만에 다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번 목표는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이었다.

“2017년은 남북 지도자들이 평화를 향한 의지가 있었던 시기였음에도 평화마라톤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여러 나라들의 정치적 이권이 얽혀있는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 성탄절에 판문점에서 미사를 집전해 달라고 요청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전교구장 시절 인연을 맺었던 유흥식(라자로) 추기경과 오현주(그라시아) 주교황청 한국대사가 힘을 보탠 결과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이 성사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평화마라톤 여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안좋다는 소식에 마라톤을 그만두라는 요청도 있었고, 후원자가 줄어들어 먹고 자는 비용을 줄여가며 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마라톤을 멈추지 않았다. “평화는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가치이자 우리가 함께 이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11일 만에 바티칸에 도착한 강씨는 이틀 뒤인 28일, 드디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그는 수요 일반알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원불교 상징인 일원상과 실향민인 고(故) 이범옥(체칠리아)씨가 쓴 시를 전하며 “올해 성탄절에 판문점에서 미사를 집전해 달라”고 청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강씨는 설명했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그의 여정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됐다. 강명구씨는 “후손들에게 분단된 모습을 물려주지 않아야 하는 게 우리 세대가 해야 할 몫”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반도 평화가 이뤄질 때까지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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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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