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전 세계가 극단적인 양극화의 형세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 모인 150여만 명의 젊은이들을 향해 “어두운 시대에 희망의 빛이 될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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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37차 세계청년대회 마지막 일정인 파견미사에서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모인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은 뜻이 같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친절하고 적대적일지라도, 우리 이웃을 사랑하라고 불리웠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젊은이들은 그런 사랑을 할 능력이 있다”며 “그럼으로써 벽과 편견을 무너뜨리고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구원과 사랑의 빛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번 제37차 세계청년대회는 8월 1일부터 6일까지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7월 26~31일에는 포르투갈 전국 17개 교구에서 교구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총 35만 명이 공식 참가했고 이날 리스본 외곽 테주 공원에서 거행된 파견미사에는 일반 시민들을 포함해 총 150만 명이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2일 리스본에 도착해 젊은이들과 일정을 함께하고 6일 파견미사를 주례했다. 이날 미사에는 교황과 함께 700여 명의 주교들과 1만여 명의 사제들이 함께했다. 미사가 거행된 테주 공원에 운집한 젊은이들의 머리 위로는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국기가 나부꼈다. 젊은이들은 폭염 속에서도 철야기도와 파견미사에 참석하느라 거의 24시간 이상 자리를 지켰다.
교황은 파견미사에서 “빛을 내라, 경청하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여러분은 세상을 비추시는 예수님의 빛을 받아 시대의 어둠 속에서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청’을 강조하며 “경청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과 대화하는 것이며, 이는 곧 가난한 이와 가장 약한 이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청년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부활의 영광을 본 제자들은 산을 내려가 도전과 시련을 마주했다. 청년들도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삶의 골짜기를 마주하겠지만 우리를 지키시는 예수님의 빛과 말씀으로 두려움에서 벗어나 매일 삶의 여정을 걸어가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희망과 사랑, 빛나는 미소를 간직하고 신앙의 기쁨을 증거해 달라”고 독려했다.
파견미사를 마치면서 차기 개최지로 서울이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한 교황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특별기도를 간곡하게 호소하고, 자신은 “평화의 꿈, 모든 젊은이들이 평화를 기도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며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꿈을 꾼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끝으로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향해 “여러분은 세상의 평화의 상징”이라며 “서로 다른 국적, 언어, 역사가 어떻게 분열 대신 일치를 이뤄내는지를 보여주는, 서로 다른 세상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포르투갈 리스본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