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기슭에서 배밭을 가꾸며 ‘기도하고 일하라’는 베네딕도회 영성을 살고 있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원장 최종근 파코미오 신부, 이하 수도원)이 수도원 내 60년가량 된 노후 건물들의 리모델링 공사를 결정하고 기금 모금에 나섰다.
현재 4개 건물, 총 595㎡(180평) 정도 규모의 리모델링 공사를 계획 중인데 11~12억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1987년 당시 서울대교구장 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요청으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도자들이 파견돼 설립한 수도원은 시작 때부터 더욱 가난한 삶에 전념했다.
계사와 우사를 정리해 터전으로 만들고 1960년대 지어진 기존 건물들을 성당과 수도자 숙소 등으로 필요에 따라 단순하게 고쳐가며 사용해 왔다.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건축 공사를 함부로 벌일 수도 없었다.
점차 수도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며 2006년 성당을 증축했지만, 다른 건물들은 제대로 손을 대지 못했다. 성당 건물도 겉은 벽돌로 지은 듯 보여도 실제 ‘조립식 패널’ 건물일 만큼 건립에 최소한의 경비만 들였다.
하지만 건물 노후가 가속화되면서 최근 들어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단열이 되지 않는 벽과 창문 등은 난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고, 특히 일부 석면 지붕은 환경적인 면에서도 개선이 시급하다. 최종근 신부는 “너무 낡은 상태라 창문·지붕 등 부분적으로 수리해 사용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수도원의 주 수입원은 배농사와 소시지 판매, 피정의 집 운영 등이다. 하지만 피정의 집은 처음부터 형편 되는대로 봉헌금만 받고 있고, 직원 없이 수도자들이 만드는 소시지는 대량 생산을 할 수가 없다. 배농사도 몇 년에 한 번꼴로 작황이 안 좋아 적자를 본다. 안정적인 예산 수립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해 그해 겨우 살림을 꾸려가는 것이 수도원 처지다. 공사 기금 마련에 뜻있는 이들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최종근 신부는 “이번 공사는 단순히 시설을 좋게 하는 의미가 아니라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영적 쉼터로서의 몫을 다하고 수도자들의 영성 생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최 신부는 “진심 어린 기도든 금전적 기부든 여러분 도움은 수도원에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최종근 신부를 비롯한 13명의 수도자가 배농사와 피정의 집 운영 등을 하며 기도와 노동 및 렉시오 디비나를 통해 수도 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후원 및 문의: 신한은행 100-032-587794 재단법인성베네딕도회요셉수도원, 010-7200-8115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