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청년들이 DMZ를 걸으며 평화로 향할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8월 7일부터 11일까지 ‘2023 세계 평화의 바람, DMZ국제청년평화순례’를 진행했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2코린 13,11)를 주제로 열린 올해 DMZ국제청년평화순례에는 40여 명의 청년들이 참가했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시작해 철원의 평화전망대와 DMZ평화의길, 백마고지 일대를 걷고 묵상한 청년들은 ‘분단과 평화’라는 생경했던 주제가 한국인이자 신앙인의 삶에서 잊지 말아야 할 가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 날에는 4일간 느꼈던 소회를 영상으로 만들어 발표하는 ‘평바영상제’도 개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8월 11일 오후 2시30분 서울에 도착한 순례단은 주교좌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정수용 이냐시오 신부 주례로 해단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 나눔시간을 통해 전시영(엘리사벳·26·대구 태전성당)씨는 “넘어갈 수 없는 철조망 뒤로 평화로운 자연이 펼쳐진 풍경 속에서 기도를 하면서 평화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며 “평소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평화통일’이라는 개념이 지금 이순간 우리가 기억해야 할 현실이라는 게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박민서(드보라·23·서울 수유동성당)씨도 “또래들과 평화나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순례를 하면서 그동안 내 인생만 생각하며 살았다는 반성을 하게됐다”라며 “나보다 더 힘든 약자들을 기억하고 앞으로 평화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