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상징으로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으로 신자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문화적, 예술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온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학문 바오로 신부)이 국내 젊은 음악인들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독려하는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본당은 지난 7월 10일 플루티스트 김유빈과 함께하는 바로크 음악의 밤을 열었다.
김유빈씨 재능 기부로 이뤄진 공연 수익금 일부는 젊은 음악가들을 위해 기부됐다. 8월 14일에는 코리안 영 아티스트 시리즈 3회차 첫 공연으로 뷔에르 앙상블이 리사이틀을 열었다. 국내외에서 주목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수준 높은 무대를 선사한 두 공연은 자리를 메운 관객들의 호응 속에 힘찬 박수를 받았다.
특별히 2017년 처음 시작된 코리안 영 아티스트 시리즈는 젊은 음악인을 위한 ‘멘토링 프로젝트’로 관심을 끈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대성당에서 연주회를 개최했던 반클리아번 국제 콩쿨 한국인 첫 우승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씨 제안이 계기가 됐다.
유명 음악인이 대성당 음악회에서 재능 기부로 이뤄지는 티켓 판매금 전액을 젊은 음악가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또 이때 지목받은 음악가들이 성당 내 파밀리아 채플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음악회를 갖는 것이다. 올해는 연초 피아니스트 임윤찬씨 ‘꿈’ 공연을 통해 모인 후원금으로 다섯 번의 음악회 기회가 젊은 연주가들에게 주어질 예정이다. 임윤찬씨는 2018년 코리안 영 아티스트 시리즈 1회차에 선정된 7명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코리안 영 아티스트 시리즈는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한 해를 중단했지만 2020년 다시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음악회 관객들 비율은 50 이상이 비신자다. ‘음악회 때문에 성당을 찾았다’, ‘천주교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와 보니까 너무 좋다’ 등 후기가 말해주듯, 문화 선교의 장으로도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몇 년간 공연을 보러 온 이들 중 몇몇은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코리안 영 아티스트 시리즈는 젊은 음악가들에 대한 멘토링 의미를 담는 유명 연주자들의 순수한 재능 기부와 장소를 통한 교회의 사회 공헌적인 취지가 어우러진 예술 협업으로 시선을 모은다.
본당 문화예술분과장 최지영(아녜스)씨는 “지난 3년간 20여 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장학금을 받고 공연을 열었다”며 “참가하는 연주자나 기획자 봉사자 모두 재능 기부로 만들어 낸 성과”라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