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분단과 갈등, 분열을 체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가 분단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평화와 화해의 큰 발걸음을 놓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정 대주교는 특히 “소수라도 북한 청년들이 대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초대하는 데에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8월 22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교황님과 함께할 전 세계 청년들은 평화와 일치, 화합과 희망을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세계청년대회는 우리의 남북 분단 현실을 통해, 역설적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모든 분열과 갈등의 상황들을 숙고하고, 평화를 찾아나가는 모습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WYD가 가톨릭 청년만이 아니라 모든 청소년·청년의 축제이고, 정부는 물론 전국 지자체 및 국민의 이해가 필요한 큰 국제행사라는 면에서 개최지 선정 관련 이야기와 향후 진행 과정을 소개하는 자리로 준비됐다.
정 대주교는 차기 세계청년대회의 포인트로 한국 천주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순교영성’을 강조했다. “순교자 영성의 핵심을 ‘진리를 위한 자기희생’”이라고 말한 정 대주교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나’, ‘자기’ 중심의 모습이 증대되고 있다”며 “청년들이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면서 순교자들의 영성과 삶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과정은 ‘경청’과 ‘희생’의 새로운 조명과 함께 공동체 체험의 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폐막미사 장소와 관련해서는 “서울대교구가 주관하는 행사이지만, 날짜와 장소를 같이 생각해야 하고 교황청과의 협의도 필요한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 대주교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도 구했다. 정 대주교는 “세계 청년들이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환대를 체험하고 돌아갔을 때 그들이 한국에 대해 지니는 긍정적인 인식은 우리에게 무형의 자산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민들 모두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협조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대교구는 조속한 시일 안에 교구 차원의 조직위원회 구성 및 재단법인을 설립할 예정이고, 전국 각 교구도 각각 조직위원회를 설립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WYD 담당 교황청 부서인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와 초기 단계 과제들을 협의한다. 올해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 WYD 인수인계 작업 등도 예정돼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