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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주교좌계산본당, 114년 만에 종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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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첫 성당, 주교좌계산성당(주임 이기수 비오 신부)의 ‘종’(鐘)이 114년 만에 바뀐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성모 승천 대축일인 8월 15일 오전 10시50분 주교좌계산본당 성모동산 앞에서 성당 종탑에 걸릴 두 개의 종과 음악 종 30개, 제대 종 등을 축복했다.

조 대주교는 축복식에서 “성당 종소리는 신자들에게 기도 시간을 알려주고, 전례 거행에 신자들을 불러모으며, 본당 구역 안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을 알려준다”며 “신앙생활을 하면서 종소리를 들을 때에 우리가 모두 한 가족임을 기억하고, 종소리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드러내면서 한자리에 모일 것을 다짐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본당은 성당 종탑에 걸려있던 기존 종이 최소 114년 동안 사용되면서 표면 박리 현상과 깨짐, 부식 현상이 심해 이번에 새 종으로 교체하게 됐다. 지난해 4월 ‘종 교체위원회’(위원장 권재우 요한 세례자)를 구성한 본당은 프랑스 파카드(Paccard)사에 새 종 제작을 의뢰하고, 두 번의 모금 활동을 거쳐 기금을 마련했다.
 


새로 제작한 음악 종 ‘까리용’(Carillon)은 성당 마당의 일명 ‘이인성 나무’ 옆에 구조물과 함께 설치된다. 본당은 순례자뿐 아니라 여행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지리적 이점을 고려, 음악으로 가톨릭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간접선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도록 까리용을 설치하기로 했다.

종탑 종과 까리용은 종 설치를 위해 입국한 프랑스 파카드사 전문가들이 8월 중 설치를 완료하게 된다. 새 종을 처음 울리는 ‘시타’(始打)는 9월 2일 낮 12시 조환길 대주교가 맡을 예정이다.

그동안 주교좌계산본당에는 세 번의 종 축복식이 있었다. 본당 초대 주임 김보록 신부 서한집에는 1898년 12월 한옥식 성당을 봉헌할 때 종을 축복했다는 기록이 있다. 제8대 조선대목구장 뮈텔 주교의 기록에는 한옥성당이 화재로 소실된 뒤 새로 지은 성당을 1903년 11월 봉헌하면서 종을 축복했고, 6년 뒤인 1909년에도 이곳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종을 축복했다고 나온다. 본당의 이번 종 축복식은 네 번째이자 114년 만인 것이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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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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