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의 팔리움 수여미사가 8월 26일 광주 임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이날 옥 대주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에게 팔리움을 받았다. 주한 교황대사가 공석인 상황에서 한국교회 최선임 대주교인 조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팔리움 수여 권한을 위임받았다. 팔리움 수여미사에는 한국 주교단을 비롯해 전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빅토리노)·최창무(안드레아)·김희중(히지노) 대주교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800여 명이 참례했다.
조 대주교는 훈화를 통해 “오늘 옥현진 대주교에게 팔리움을 수여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옥 대주교가 광주대교구에서 풍성한 사목적 결실을 거둘 수 있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교황과 보편교회와의 친교를 확인하는 이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짊어지라는 교회의 명령에 순명하겠다”며 “마음과 생각과 힘을 다해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구장이라는 직함을 교구의 경계를 넘어 폭넓은 시선을 갖추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며 주님을 따라 넓은 마음으로 봉사하겠다”면서 “주님이 지니신 온유와 겸손을 우리 안에 담도록 주님 사랑 안에 머물고 묵상하며 기꺼이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자”말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축사에서 “오늘 미사를 통해 팔리움을 받은 옥 대주교는 맡겨진 광주관구의 복음화 사명과 보편교회를 위한 충정을 온전하고 거침없이 펼칠 것”이라며 “주님 은총 안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기쁨과 보람을 풍성히 누리기를 기도하고 영육간의 건강을 빈다”고 전했다.
팔리움은 제의 위로 목과 양 어깨에 둘러 착용하는 고리 모양의 양털 띠로, 교황과 대주교의 직무와 권한을 상징하는 복식이다. 팔리움은 관구 내에서 법률적으로 부여받는 관구장의 권한을 상징하고 교황과의 일치를 보여주는 표지다. 광주대교구장은 광주관구장을 맡으며, 광주관구에는 광주대교구를 비롯해 전주교구와 제주교구가 소속돼 있다.
팔리움 수여미사는 교황청에서 관례적으로 교황이 주례해 왔지만 지난 2015년부터 사도좌와 지역교회의 연대를 강조하기 위해 로마가 아닌 각각의 대주교들이 새로 부임한 해당 대교구장좌에서 거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광주대교구장에 착좌한 옥 대주교는 지난 6월 2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팔리움 축복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팔리움을 받았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