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의 아버지이자 식물학자 에밀 타케 신부(Emile Taquet, 1873~1952) 탄생 150주년 기념전 ‘타케의 정원’이 10월 1일 개막한다. 제주 서귀포시 한국 순교 복자 성직수도회 면형의 집 3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면형의 집·국립수목원·(사)에밀타케식물연구소가 공동주최한다.
전시에서 타케 신부가 채집한 식물 표본 원본 23점을 만나볼 수 있다. 면형의 집은 11월 23일부터 표본 원본을 사본으로 대체해 상설 전시관을 꾸민다. 타케 신부 관련 상설 전시관이 마련되는 것은 최초다. 이로써 타케 신부가 사목했던 홍로성당의 옛 터에 자리한 면형의 집이 그의 삶을 기억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타케 신부의 식물 채집 행위와 사목활동의 연결점을 발견하고, 생태 영성에 관한 가르침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타케 신부가 채집한 식물 표본을 보며 그의 식물학적 업적을 살펴보고, 제주 사목 활동에 대한 내용이 적힌 18통 서한과 문서 자료에서 신자들 삶의 현장에 함께한 타케 신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식물에 둘러싸여 휴식하고 십자고상 앞에서 생태 친화적 삶을 묵상할 수 있는 공간도 설치됐다.
면형의 집 원장 김성(요한 세례자) 신부는 “이번 전시와 앞으로 마련될 상설전시관을 통해 더 많은 분이 한국을 사랑한 선교사이자 식물 채집 분야 선구자였던 에밀 타케 신부님의 존재를 알게 되고, 타케 신부님의 생태 영성을 본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중간인 10월 30일 면형의 집에서는 에밀 타케 부조 제막식과 에밀 타케 학술 포럼이 개최된다. 11월 23일에는 서귀포합창단이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에밀 타케의 삶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정기연주회를 연다.
면형의 집은 이번 기념전과 에밀 타케 신부의 삶과 업적을 알리기 위해 제주 출신 소프라노 강정아(소화데레사)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