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가 성당 울타리를 넘어 이웃과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문화축제를 마련했다.
교구는 9월 23일 주교좌의정부성당 마당에서 제2회 경기도 북부 문화예술 축제 ‘물꼬를 트다-가을 별빛 산책’을 열었다. 축제는 경기도 지원으로 의정부교구가 주최하고 의정부가톨릭미술가회가 주관했다.
미술가회 담당 김남철(바르톨로메오) 신부는 “주민들이 우선 성당 마당에 들어오도록 하고, 성당의 문턱이 높지 않다는 인식을 주고자 종교적 색채를 띄지 않는 행사들로 꾸렸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삶의 표현인 문화를 통해 어우러지다보면 자연스럽게 종교적 메시지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인근 지역 신자들과 남녀노소 주민 350여 명은 성당 마당에 모여 공연과 체험을 만끽했다. 샌드아트, 가야금, 경기 수건춤, 태권도 등 9개 공연 단체가 야외 무대에 올라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에코백, 도마, 무드등, 친환경 풍경 만들기와 반려식물 심기, 민화그리기 등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10개의 무료 체험 부스도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성당 뒤뜰에는 의정부가톨릭미술가회 작품이 전시됐다. 교구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은 함께 어우러져 ‘우리고장 바로알기 도전 골든벨’과 다양한 경품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에서 주교좌의정부본당 사목자와 수도자는 직접 주민들을 맞이하며 환대했다. 곽호연(60)씨는 “성당에 처음 들어와 봤는데 모두 환영해 주시는 모습에서 천주교가 이웃에게 열린 종교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무엇보다 실생활에 꼭 쓰일 만한 물건들을 만드는 체험이 준비돼 기대 이상으로 즐겁다”고 말했다.
개회식에서 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는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그동안 만남이 없던 것을 아쉽게 생각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역의 많은 분을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본당은 그 지역에서 사는 교회의 현존”(「복음의 기쁨」 28항)이라는 교황의 가르침을 언급하며, 앞으로 지역사회와의 친교를 이루는데 앞장설 것을 약속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축제는 주교좌의정부본당 사적지성당 건립 70주년을 맞아 준비됐다. 지난해 제1회 ‘물꼬를 트다’ 행사는 갤러리평화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