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대신하려는 인간의 욕심은 인간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적을 만들었다. 인간중심으로 모든 것을 선택한 결과 지구가 한계점을 맞이한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을 찬양하라’는 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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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 후속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Laudate Deum)를 발표했다. 「찬미받으소서」가 나온 지 8년 만이다.
교황 권고인 「하느님을 찬양하여라」는 회칙만큼 강한 교회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황은 “「찬미받으소서」 발표 이후 8년 동안 우리가 모을 수 있었던 성찰과 정보를 통해 우리는 얼마 전에 무엇을 말할 수 있었는지 분명히 알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찬미받으소서」의 통찰을 잇는 문헌임을 밝혔다.
총 73항으로 구성된 문헌은 국제적 기후위기의 원인, 기후위기의 영향이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집중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아울러 지난 기후회의의 실패를 지적하며 11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국제적 공동선을 고려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발표된 「찬미받으소서」는 가톨릭교회 최초의 생태 회칙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도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하는 산업국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회칙의 내용과 연결되는 문헌을 발표하며 교황은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위기를 믿지 않는 이들의 의견을 강력한 어조로 반박했다. 아울러 객관성을 더하기 위해 과학적인 데이터와 함께 이전 회칙, 영성적 저술을 골고루 활용했다.
또한 지구온난화가 기술주의적 패러다임, 인간중심주의, 인간 권력의 문제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하며 권력의 사용을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교황은 “우리에게는 특정한 피상적인 메커니즘이 있지만, 진정으로 한계를 정하고 명확한 마음의 자제를 가르칠 수 있는 건전한 윤리, 문화, 영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24항)며 “세계 공동선을 제공하고 기아와 빈곤을 퇴치하며 기본적 인권을 확실히 수호할 수 있는 힘을 갖춘 보다 효과적인 세계 조직이 필요하다”(35항)고 밝혔다.
기후위기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신앙은 ‘인간의 마음에 힘을 주고, 삶을 변화시키고, 피조물과의 관계에 빛을 비춰준다’(61항)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문헌은 전한다. 하느님의 땅에 머무는 우리가 ‘이 세상 피조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섬세한 균형을 존중하고’(62항) 친교와 헌신의 여정 속에서 행하는 작은 실천이 지구의 변화에 도움이 된다는 교황의 당부는 「하느님을 찬양하여라」를 통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는 “피조물을 돌보는 의무가 하느님의 뜻이라는 사실을 문헌을 통해 다시 확인하고 하느님의 자녀다운 모습으로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도 “공동의 집을 살리기 위해 지금 당장 효과있는 실천을 해야 한다는 교황님의 호소에 신앙인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