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학교교육포럼(공동대표 조영관 에릭 신부·김율옥 안젤라 수녀, 이하 포럼)은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위원장 문창우 비오 주교) 주관으로 10월 21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관구관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가톨릭학교 교육의 정체성을 찾아서: 가톨릭 교육 이념에서 조망’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은 학교이자 교회기관인 가톨릭학교가 복음화와 전인교육에 앞장서는 고유 정체성을 어떤 노력으로 확립할 수 있을지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심포지엄은 또한 가톨릭학교 정체성과 그 구현을 위해 포럼이 20년간 해온 활동들을 살피고, 제도·환경적 현안 앞에 정체성을 지키기 어려운 가톨릭학교 교사들이 교사 공동체를 통해 연대하며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신학·종교교육학자 토마스 그룸 교수(Thomas Groome·미국 보스턴대학교)의 화상 기조강연으로 시작된 심포지엄은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김경이(클라라) 교수가 ‘가톨릭학교 정체성과 가톨릭학교교육포럼’을 주제로 발제하고, 그에 대한 교육·연구자들 논평이 이어졌다. 포럼은 가톨릭학교 교사의 사명과 교사 공동체비전을 나누는 일선 교사들 발표와 종합토의, 문창우 주교가 주례한 미사로 끝마쳤다.
최근 「무엇이 교육을 가톨릭적으로 만드는가」(What Makes Education Catholic)라는 제목의 책을 낸 그룸 교수는 “모든 사람이 선한 삶을 살도록 힘을 실어주는 가톨릭학교만의 교육 가치가 가톨릭학교를 가톨릭학교답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룸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가 가톨릭학교 교육의 영성적 토대가 돼야 한다”며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을 다듬어 나갈 핵심 영성 가치들로 ▲모두가 생명을 주는 가치들을 살도록 준비시키고 ▲자비와 연민으로 인간을 성숙시키고 ▲모든 이를 존중하고 포용하며 ▲부활로 인한 영원한 희망을 주는 교육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포럼이 월례 세미나, 교사 연수 등 주제를 정해 공부하고 대화한 그간 여정으로 구성원들이 문제의식을 나누는 자발적 학습·실천 공동체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가톨릭교육학을 전공한 김선필 박사(베드로·가톨릭대학교)는 논평에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가톨릭 교원 양성 과정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명여자고등학교 김종오(마티아) 교감은 “가톨릭학교 교사는 생명의 교육자”라며 학생들을 그리스도의 덕성으로 채워 공동선에 기여하도록 준비시키는 복음화를 소명으로 강조했다. 박문여자고등학교 남상보(바오로) 교사는 “교사 연수 등 가톨릭학교 교사들이 신뢰감 위에 서로 배우고 유대하는 교사 공동체를 통해 가톨릭적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