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이지만 미사드리며 하느님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저를 위해 집까지 와주신 신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몇 십 년간 미사에 빠진 적이 없었던 박봉례(레아·84) 할머니는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3년 전부터 성당에 가지 못했다. 11월 7일, 한 달 만에 신부님을 만나 미사를 드린 할머니는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청주 새터본당(주임 최정묵 바실리오 신부)은 지난해부터 거동이 어려운 신자를 위해 집으로 찾아가는 미사를 한 달에 한 번 거행하고 있다. 매달 첫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거행되는 미사. 총구역장과 구역장, 봉사자, 미사를 드리는 집 신자가 전부인 작은 미사지만 간절하게 하느님 만나는 시간을 기다렸던 신자가 받은 은총은 그 어떤 미사보다 크다.
새터본당 신자 중 65세 이상 신자는 50가량이다. 열심한 신자들 중 고령인 분이 많다보니 갑자기 병환이 깊어져 미사에 나오지 못하는 신자가 1년 새에 부쩍 늘었다. 병자인 신자 집에서 봉성체만 했던 사목에서 미사 봉헌을 병행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임 최정묵 신부는 “어르신들은 영성체를 밥이라고 생각하고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귀한 양식이기에 꼭 미사 때 영해야 한다고 여기신다”며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져 미사에 나오지 못하게 된 분들에게 미리 축성해 놓은 성체가 아니라 미사 중에 축성된 성체, 즉 따뜻한 밥을 대접해 드리고 싶어서 집으로 찾아가는 미사를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목자와 본당 신자들이 시간을 쪼개 직접 아픈 어르신을 찾아가 드리는 따뜻한 밥 한끼. 그 귀한 마음은 갑자기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게 된 어르신들의 외로움과 슬픔을 행복으로 채워주고 있었다.
미사를 봉헌한 뒤 박봉례 할머니는 “신부님과 신자들 얼굴을 봐서 좋고 또 복음 말씀도 듣고 강론도 들으며 미사를 드려서 마음이 개운하다”고 미소 지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