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산자연중학교(교장 임석환 스테파노 신부)가 최근 제29회 한일 국제환경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월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산자연중학교는 국경을 초월해 환경 보전 노력을 기울인 공로로 이번 상을 받게 됐다.
경북 영천에 있는 학력인정 대안학교 산자연중학교는 국어·영어·수학 등 과목 이외에도 ‘노작’(勞作), ‘약초 효소’, ‘생태’ 등 특별 교과목을 편성했다. 학생들은 교내에 조성된 텃밭과 숲에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사의 전 과정을 체험한다. 식물에 이름까지 붙여 생태도감을 기록하고, 지구환경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한다. 마을을 깨끗이 유지하기 위해 곳곳을 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EM 흙공을 만들어 하천 녹조를 제거한다. 교내에 탄소중립시계를 직접 설정하고, 탄소를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아 논문을 발표한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약초로 차(茶) 티백을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금은 몽골 나무심기에 사용한다.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2016년부터 7년간 매년 5월이면 몽골 사막화 지역인 아르갈란트에 찾아가 직접 나무 5000여 그루를 심어 ‘생명·사랑·나눔의 숲’을 조성해 왔다. 올해도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몽골에서 현지 아이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근교인 아르갈란트는 황량한 사막에 5월까지 눈이 내리는 지역이라 나무 생육이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으로 향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꾸준히 생명 복원에 힘쓰고 있다.
산자연중학교의 모태는 2003년 정홍규 신부(아우구스티노·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가 설립한 ‘오산자연학교’다. 오산자연학교는 생명, 생태, 평화를 기본 이념으로 설립됐다. 이를 토대로 2014년 경북교육청 학력인정 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아 설립된 산자연중학교는 생태 문제를 교육의 중심 과제로 삼고 생태교육과 전인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2017년에는 주교회의 가톨릭환경상 우수상, 제23회 늘푸름환경대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장 임석환 신부는 “산자연중학교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뜻을 받들어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학생들과 자연의 관계를 회복시켜 생태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에서 아이들이 중심이 된 생태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국제환경상은 조선일보사와 일본 마이니치신문사가 공동 제정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