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랑짤랑! 저금통에 모인 100원짜리 동전들로 우리 모두의 행복 지수를 충전합니다!”
의정부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회장 도현우 안토니오 신부) ‘100원의 행복충전소’ 모금액이 10억 원을 돌파했다.
100원의 행복충전소는 대건카리타스에서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를 지향하며 시작한 저금통 모금 사업이다.
모금에 동참하고 있는 사업장을 방문하면 ‘여기는 100원의 행복충전소’라는 노란 저금통이 계산대 옆에서 손님들을 반긴다. 처음에는 업주가 손님에게 판매 금액 100원을 할인해 주고 손님은 할인받은 100원을 모금함에 넣거나, 업주가 매출 1만 원마다 100원을 기부하는 운동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다채로운 방식으로 소액기부가 활성화돼 지역 아동 센터 운영비,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의 학자금 등으로 의미 있게 쓰인다.
2010년 10월 시작해 13년째 이어진 행복충전소의 총 모금액은 올해 10월 31일 기준으로 약 10억593만 원. 티끌 같은 동전이 모여 태산처럼 큰돈이 되는 데는 본당 봉사자인 ‘행복충전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현재 행복충전소 228곳 중 169곳의 모금액을 행복충전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취합한다. 나머지는 사업장에서 자체 입금하거나 법인 사무국에서 수거하는 방식이다. 16개 본당 행복충전원 30명은 카페, 음식점, 병원, 미용실 등 관할구역의 사업장을 모두 돌며 동전을 수거한다. 동전을 하나하나 세고 매번 은행에서 법인으로 입금 처리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다 활동 본당인 평내동은 참여 사업장 36곳을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한다. 평내동본당 박순자(미카엘라) 행복충전원은 “더울 때는 더운 대로, 추울 때는 추운 대로 돌아다니는 어려움은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작은 봉사를 통해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을 전할 수 있어서 늘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행복충전원들은 새로 참여할 사업장을 찾기 위해 홍보 활동을 하고, 참여 중인 사업장과 관계를 유지하는 일도 맡는다. 11년째 봉사 중인 마두동본당 신명수(안나) 행복충전원은 “단순한 ‘수금 봉사’에 불과하지 않도록 사업장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매출에 도움도 주고 진실된 관계를 맺고자 했다”며 “그러다 보니 업주분들이 오히려 우리를 먼저 기다리고 기쁘게 기부해 주셔서 봉사하는 입장에서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번 10억 원 돌파는 참여하는 사업장들에도 희소식이다. 고양시 백석동에서 ‘옐로스콘’을 운영하는 김진아(마리아)·차재호(요셉) 부부는 “가게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행복충전소와 함께 성장했기에 더 각별한 느낌이 든다”면서 “10억 돌파 소식이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고 가정에서도 함께하는 운동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했다.
도현우 신부는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갖고 이 사업에 동참해 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 신부는 이어 “동전이 사라지는 시대에 행복충전소의 나눔이 꾸준히 이어지도록 기부 방식을 추세에 맞게 다양화 하는 방안을 과제로 삼고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선한 마음으로 쌓인 작은 동전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한 봉사가 어우러져 어려운 청소년에게 희망을 전해온 100원의 행복충전소.
대건카리타스는 10억 돌파를 기념해 12월 7일 의정부교구청 경당에서 행복충전원들과 감사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