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교구가 교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12월 3일 대림 제1주일을 맞아 2024년 교구장 사목교서를 발표하고 한 해 동안 교구가 나아갈 방향과 교구민들이 실천해야 할 사목 지침 및 과제를 제시했다.
전 세계 보편교회가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걷고 있는 시점에서 교구장 주교들은 특히 ‘시노드’ 교회상 정립을 강조했다. 또 가정 복음화, 성체성사와 고해성사 등을 통한 영적 쇄신, 생태환경 회복, 청소년·청년사목 활성화,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등을 사목 중점 사안으로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시노드 교회란 선교하는 교회’임을 역설하고 “단순히 세례받은 신자 수를 늘리는 일만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는 삶 자체가 선포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도 더욱 구체적으로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방안을 각각 밝혔다. 이용훈 주교는 2026년까지 3년 동안 ‘통합사목을 위한 기본원리’로 ‘시노달리타스’를 설정하는 한편 그 실천 원리로는 영적 체질개선을 꼽았다. 아울러 ‘생태적 회개’와 ‘청소년’을 통합 사목의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정신철 주교는 “시노드 교회를 향한 희망의 여정을 기도와 경청 모임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전했다. 문창우 주교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해서는 세례성사로 받은 공통된 품위를 인식하며, 경청하고 선교하며, 겸손하기를 원하고, 환대와 사랑, 용서하는 가운데 봉사하는 교회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친교’의 가치 활성화를 재삼 강조하고 “모든 공동체는 시노달리타스의 삶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극복하면서 친교의 영성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실천하자”고 말했다.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가난과 복음’에 우선을 두겠다”고 천명하고 “가난의 영성을 체험하는 실제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어르신과 이주민, 난민, 장애인, 노숙인 등을 위한 사목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전주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와 마산교구장 서리 신은근(바오로) 신부는 ‘가정 복음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선태 주교는 “혼인과 가정의 의미를 새롭고 발견하고 증진해 새로운 가정 복음화의 길을 걸어가자”고 당부했고, 신은근 신부는 “가정은 가장 먼저 복음화되어야 할 곳이며 다음 세대로 신앙이 이어지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는 ‘쉬는 교우 만남’과 ‘생태환경 회복’ 등 2023년에 역점을 두었던 사목 주제들을 지속해서 심화해 가는 방안을 밝혔고, 부산교구장 손삼석(요셉) 주교는 “2026년까지 청소년과 청년에 귀를 기울이면서 사목 역량을 모으고 환대와 경청의 해를 보내자”고 촉구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이번 사목교서를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두 번째 후속 권고’로 제시하고 성체성사와 가난의 영성 회복을 역설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는 2021년 발표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특별 사목교서에 따라 교구와 각 본당이 생태적 삶을 통해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구길 당부했다. 청주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는“신앙선조들의 선교에 대한 열정과 교회에 대한 사랑을 기억하자”며 신앙 선조 닮기를 강조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는 “‘2025년 희년’을 준비하며 2024년을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하고 묵상하는 한 해로 삼자”고 했다.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는 2024년을 ‘화해와 치유를 위한 고해성사의 해’로 설정하고 “고해성사에서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고 이웃에게 전하는 자비의 봉사자가 되자”고 요청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